[황병일의 수면경제] 여름철 왜 축 쳐지고, 기운이 없는 걸까?

2025-07-07     황병일 칼럼니스트
 [사진출처=힌국수면관리협회]

[한국강사신문 황병일 칼럼니스트] 여름은 열정 넘치는 계절이지만, 무기력함과 피로감을 동시에 맛보게 된다. 힘없이 축 늘어지고, 잠 못 이루는 밤에 시달리게 된다. “왜 이렇게 기운이 없고 잠을 이루지 못할까? 단지, 더워서일까? 맞는 말이지만, 그 이유를 알아보자.

우리 몸은 항상성이 작동한다. 체온조절은 생명유지를 위해 필사적으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 한다. 더워지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로 혈액이 많이 흐르고 열방출을 돕는다. 근육으로 혈액이 덜 가기 때문에 기운이 없어지는 이유다. 생명유지에 당장 필요한 곳으로 혈액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체온조절 중추는 뇌의 시상하부에 위치해 있다. 시상하부는 외부 온도 변화를 감지하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자율신경계가 작동한다. 자율신경계는 체온을 비롯한 혈압, 심박수, 혈당, 소화 기능이 내외부 환경에 맞춰 자동으로 움직이는 신체기전을 말한다.

더운 환경에서는 혈관 확장 (Vasodilation)이 이뤄진다. 특히, 피부 근처의 혈관이 확장된다.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고, 발한 촉진 (Sweating)으로 땀을 분비하고 땀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 체온을 낮춘다. 시원한곳에 가면 금세 땀이 마르고 체온이 내려간다. 하지만, 공기 중 습도가 많은 경우 피부의 땀이 증발하지 못하여 더 덥게 만든다.

체온조절 과정은 더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이다. 혈관 확장과 땀 분비가 작동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기운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작동하거나 균형이 깨지면 소화 불량, 불면증, 무기력감, 두통, 자율신경 실조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율신경계가 여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때로는,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신호일 수 있다. 더위에 적응하기 위해 체온조절뿐만 아니라, 혈압 및 심박 조절이다. 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심박수가 증가하게 된다.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면서 몸에 부담이 가중되고, 이로 인해 쉽게 지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운 날씨에는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액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어 식욕 부진이나 소화 불량이 발생하기 쉽다. 몸이 소화에 쓰는 에너지보다 체온 조절에 더 많은 에너지를 할애하기 때문이다. 덥다고 에어컨 빵빵한 곳에서만 지내다 보면, 자율신경계 작동에 오류가 생길 수 있고 무기력에 더 빠질 수 있다. 계절은 여름인데, 땀을 흘리거나 체온을 낮추려는 기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을 어떻게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까? 자율신경계의 정상적인 작동을 돕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첫째, 수면관리다. 낮에 무너진 체온밸런스, 잠을 통해 회복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권장하는 적절한 온도와 습도가 있지만, 개인별로 다 다르다. 자신이 대응해야 한다. 여름에도 통기성이 좋은 이불과 같은 침구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살펴볼 대목이 있다. 단순히 표면이 순간적으로 차가워지지만, 점점 더워지는 침구보다, 땀이 배출되고 증발하면서 자율신경계가 잘 작동하도록 통기와 건조성이 좋은 침구가 도움이 된다. 덥다고 이불을 덮지 않고 자다가 배탈이 난 경험이 있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배부분만이라도 이불을 꼭 덮고 자기를 권장한다.

둘째, 입맛이 없다고 끼니를 거르거나, 차가운 음식만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더욱 깨뜨릴 수 있다. 가볍고 소화하기 쉬운 음식,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소, 과일,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통해 영양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덥다고 갈증 난다고 물만 벌컥벌컥 마시면 안되는 이유가 있다. 땀을 많이 흘릴수록 체온관리에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생명유지에 필요한 수분과 미네랄인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전해질 손실이 커지므로 탈수에 주의해야 한다.

셋째, 적절한 운동은 체력 유지와 자율신경계 균형에 필수적이다. 시원한 시간대 활용하여 아침 비교적 기온이 낮은 시간대를 활용하여 운동하는 것이 좋다. 힘을 많이 쓰는 운동은 짧게하고, 유연한 움직임으로 계절에 맞게 운동하는게 바람직하다.

환경에 적응하면서 사는게 인간이다. 모두에게 딱 뭐가 맞다, 좋다는 식으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 몸의 작동원리를 알고, 자신 스스로 적응하는 몸을 만들어 가는게 지혜로운 생활습관이지 않을까 싶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황병일 칼럼니스트는 수면경제 전문가로 한국수면관리협회 회장, 네이처슬립 수면코칭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박사과정 중이다. 수면전문브랜드 까르마 창업자다. 한국수면산업협회 이사로도 활동했으며, 매일경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현재 유튜브 ‘잘재남TV’를 운영하고 있다.

수상경력으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우수논문상, 석탑산업훈장, 제40회 무역의 날 천만불 수출의 탑, 산업기술혁신대상 등이 있다. 저서로는 <우리에게 잠자는 8시간이 있다>, <나는 자다가 성공했다>  <베개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남자>,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기술(역서)> 등이 있다.

집에 있을 법한 메모리폼 베개를 1999년 국내최초 개발을 시작으로 26년 동안 수면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을 기반으로 ‘황병일의 수면경제’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