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일의 수면경제] 수면부족은 부채다.
[한국강사신문 황병일 칼럼니스트] 잠을 빚지며 사는 인생, 결국 몸과 마음이 망가진다.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며 산다. 회의, 공부, 야근, 육아, 모임… 바쁜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줄이는 대상이 있다. 바로 수면이다.
하지만, 수면은 줄이는 대상이 아니라 누려야 할 혜택이다.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건강과 경제에 미치는 지속적 영향으로 부채로 작용한다. 잠을 빚지면 언젠가는 몸과 인생 전체에 엄청난 이자가 붙어 감당하지 못하는 날이 온다.
첫째, 수면부족은 건강에 대한 ‘이자 붙는 건강부채’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의 노폐물 즉, 쓰레기를 제때 청소하지 못하고, 면역력은 저하된다. 호르몬 균형은 무너지고, 심장질환·비만·당뇨·우울증의 위험요인이 높아진다. 이는 단순한 피로 누적이 아니라, 검사, 진단과 진료, 치료 등의 의료쇼핑 병원비로 전환되는 건강부채이다. 건강을 잃고서야 잠의 가치를 되새긴다면 이미 늦을 수 있다.
둘째, 수면부족은 인지력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수면은 뇌의 정보를 정리하고 필터링하고 저장하며, 판단력을 키운다.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집중력, 기억력, 판단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는 업무 효율 저하, 의사결정 오류, 감정기복, 생산성 손실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장기적으로는 경력, 관계, 수입까지 영향을 미치는 인지력의 부채구조에 빠진 고된 인생이 될 수 있다.
셋째, 수면부족은 삶의 질을 갉아먹는 정서적 빚이다. 잘 자지 못하면 쉽게 예민해지고, 분노 조절이 어려워진다. 우울감, 불안, 대인기피, 공황장애 증상까지 수면부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소한 갈등이 반복되고, 인간관계의 신뢰가 흔들린다. 이는 결국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까지 정서적 채무불이행 상태로 이끌기 쉽다.
넷째, 수면부채는 갚아야 한다. 미루면 복리로 쌓인다. 수면부채는 다음 날 하루 푹 잔다고 쉽게 갚아지는 것이 아니다. 만성수면부족은 신체와 뇌를 장기적으로 고갈시키며, 방치된 상태로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가 붙는 복리성 부채처럼 축적된다. 그만큼 회복에도 더 많은 시간과 생활습관의 변화가 요구된다.
다섯째, 수면을 저축하라. 수면자산이 인생의 원금이다. 잠을 줄이는 것은 ‘생산적인 선택’이 아니라 ‘인생 자산을 까먹는 행위’다. 반대로 수면을 저축하는 사람은 수면자산의 혜택을 누린다. 건강과 에너지, 판단력, 정서 회복력까지 함께 쌓인다. 수면자산은 인생의 전반적인 원금과 같은 존재이며, 그 바탕위에 경제자산과 건강자산이 증식된다.
수면은 미룰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수면부족은 나도 모르게 쌓이는 인생의 부채다. 수면의 질이 좋은 사람은 건강부채는 감소하고, 건강자산은 늘어난다. 이제는 잠을 줄이는 삶이 아니라, 잠을 회복하는 삶으로 전환할 때다. 오늘 밤, 당신은 얼마나 빚지고 있나요? 한 번 생각해 보셨나요? 수면부족, 결국 우리의 삶을 온갖 부채 과부하에 빠뜨릴 수 있음을 명심하자.
칼럼니스트 프로필
황병일 칼럼니스트는 수면경제 전문가로 한국수면관리협회 회장, 네이처슬립 수면코칭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박사과정 중이다. 수면전문브랜드 까르마 창업자다. 한국수면산업협회 이사로도 활동했으며, 매일경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현재 유튜브 ‘잘재남TV’를 운영하고 있다. '수면이 자산이다' 슬립패시브인컴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수상경력으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우수논문상, 석탑산업훈장, 제40회 무역의 날 천만불 수출의 탑, 산업기술혁신대상 등이 있다. 저서로는 <우리에게 잠자는 8시간이 있다>, <나는 자다가 성공했다> <베개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남자>,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기술(역서)> 등이 있다.
집에 있을 법한 메모리폼 베개를 1999년 국내최초 개발을 시작으로 26년 동안 수면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을 기반으로 ‘황병일의 수면경제’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