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일의 수면경제] 스마트폰은 잘 충전하면서, 수면을 충전하는데 왜 소홀히 할까?
[한국강사신문 황병일 칼럼니스트] 스마트폰 배터리가 10% 남으면 우리는 불안해한다. 정작 우리 몸은 더 심각하게 방전되는데도 무심하다. 회의실, 카페, 심지어 버스 정류장에서도 충전기를 찾으며 초조해한다. 전원이 꺼지면 연락이 끊기고, 일을 못 볼까봐 조급해진다. 배터리가 0%로 방전된다고 해서 내 생명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데도 말이다.
낮 동안 방전된 몸과 마음은 매일 밤 수면이라는 충전을 필요로 한다. 수면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신체와 뇌, 감정과 에너지를 동시에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수면충전을 무시한다.
시험을 위해, 성과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잠을 줄인다. “지금 당장 눈앞의 성과”에 집착하며 정작 생명을 지탱하는 수면은 희생시킨다. 핸드폰은 충전하면서, 수면을 충전하는데 왜 소홀히 하는 걸까?
행동경제학에는 현재편향(Present Bias)이라는 개념이 있다. 오늘의 작은 보상에 집착하다 큰 미래 가치를 잃는 심리를 말한다. 사람들은 장기적인 이익보다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작은 보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오늘 밤을 새워 공부하면 내일 시험 점수가 올라간다고 믿고, 해외 증시나 코인거래를 밤새 지켜보면서 즉각적 보상에는 반응하지만, 수면 부족이 5년, 10년 뒤에 건강을 망치고 돌연사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과소평가한다.
수면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바로 주지 않기 때문에 미뤄도 되는 것처럼 취급된다. 이는 큰 착각이다. 수면부채는 빚처럼 쌓이고, 어느 순간 복리처럼 이자가 붙어 건강과 인생을 무너뜨린다. 오늘의 한 시간 부족한 수면이 내일의 집중력 저하로, 내년의 병원비 증가로, 10년 후의 돌연사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
수면은 뇌의 정보 처리와 기억 정리에 필수적이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사람,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사람은 예외 없이 수면을 잘 챙기는 사람들이다. 반대로 수면을 줄이는 사람은 단기적 성과에는 집착할 수 있어도, 장기적 건강과 경제적 자산을 지키지 못한다.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핸드폰은 방전돼도 다시 충전하면 되지만, 인간의 뇌와 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반복된 수면 부족은 면역을 무너뜨리고, 뇌혈관과 심장을 손상시키며,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은 미룰 수 있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생존의 조건이다. 중요한 것은 작은 행동의 전환이다. 오늘 밤 단 30분만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나는 지금 핸드폰보다 더 중요한 내 몸을 충전하고 있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그것이 경제자산과 건강자산을 동시에 지키는 첫걸음이다.
스마트폰은 방전돼도 다시 충전하면 되지만, 수면은 생명을 담보로 한다. 당신은 무엇을 살펴보고 충전할 것인가?”
칼럼니스트 프로필
황병일 칼럼니스트는 수면경제 전문가로 한국수면관리협회 회장, 네이처슬립 수면코칭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박사과정 중이다. 수면전문브랜드 까르마 창업자다. 한국수면산업협회 이사로도 활동했으며, 매일경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현재 유튜브 ‘잘재남TV’를 운영하고 있다. '수면이 자산이다' 슬립패시브인컴 SPI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수상경력으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우수논문상, 석탑산업훈장, 제40회 무역의 날 천만불 수출의 탑, 산업기술혁신대상 등이 있다. 저서로는 <우리에게 잠자는 8시간이 있다>, <나는 자다가 성공했다>, <베개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남자>,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기술(역서)> 등이 있다.
집에 있을 법한 메모리폼 베개를 1999년 국내최초 개발을 시작으로 26년 동안 수면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과 배움을 기반으로 ‘황병일의 수면경제’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