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리의 와인 강의 트렌드] 와인 한 잔이 열어주는 수평적 대화의 힘

2025-11-07     최주리 시민기자

[한국강사신문 최주리 칼럼니스트] 기업 교육 현장은 ‘직급’과 ‘역할’이 뚜렷한 공간이다. 그러나 와인을 중심으로 모인 테이블에서는 달라진다. 잔을 채우고 향을 나누는 순간, 말보다 감각이 먼저 관계를 열어준다. 이때 와인은 감정을 움직이는 교육 도구로 작동한다.

와인은 오감을 동시에 자극한다. 잔에 비친 색은 시각을 자극하고, 향은 후각을 깨우며, 첫 모금의 질감과 온도는 미각과 촉각을 흔든다. 참여자는 자연스럽게 “지금 무엇을 느끼는가?”에 집중하게 되고, 이 감각의 몰입은 곧 감정 기반 학습의 출발점이 된다. 슬라이드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와인을 통해 언어화되고, “청량하다”, “상쾌하니 기분이 좋다.”, “부드럽고 잔잔하다”와 같은 표현이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과정을 나는 ACT 구조로 설명한다. 첫째, Activate 단계에서 감각을 자극해 감정을 열어낸다. 둘째, Connect 단계에서는 감정을 공유하고 관계를 확장한다. 마지막 Transfer 단계에서는 경험을 의미로 연결하고 행동으로 전이시킨다. 이 흐름이 이어질 때 와인은 교육으로 남는다. 특히 와인이 있는 테이블 위는 위계를 낮추고 수평적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직급이나 세대 차이가 클수록 향과 맛을 나누는 경험은 긴장을 완화하고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따라서 와인 교육은 신입사원 리텐션, 관리자 리더십 훈련, 팀워크 강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현장에서 관계 회복과 몰입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사람마다 감정이 흐르는 방식은 다르다. MZ세대는 자유로운 표현 구조에, 관리자는 실무 맥락이 담긴 질문에, 리더는 의미 정리와 메시지 전달에 몰입한다. 와인은 이 차이를 포용하며 누구나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감정 기반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와인은 사람을 바꾸지는 않지만, 사람 사이의 공기를 바꾼다. 한 잔의 와인이 열어주는 수평적 대화의 힘은 조직 안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교육을 관계 안에서 살아 움직이게 한다.

※ 자세한 내용은 『강의 트렌드 2026』 ‘와인’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최주리 칼럼니스트는 국내 1호 와인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기업 대상 와인 강사이다. 올댓매너연구소와 글로벌와인비즈니스협회를 운영하며, 기업의 임직원부터 임원, CEO, VIP 고객 등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 소믈리에학과 석사 졸업했으며,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이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자격시험 감독, 베를린 와인 트로피, 아시아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 등으로도 활동한바 있다. 저서로는 와인을 추천하고 음식을 페어링하는 방법을 담은 『15분이면 뚝딱! 와인 안주 요리』가 있다.

수많은 기업에서 와인이 비즈니스에 활용될 수 있는 사례를 15년째 강의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최주리의 와인과 비즈니스’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