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최병호 교수팀, HDPE 배관의 특이한 ‘균열 진전 천이 거동’ 원리 규명
[한국강사신문 윤선동 기자]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는 기계공학부 최병호 교수 연구팀이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폴리에틸렌(PE) 소재의 독특한 균열 진전 거동인 ‘연속-불연속 균열 진전 천이 거동’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균열진전 거동: 하중 조건에 따라 재료 내에서 발생한 균열이 성장하는 특성
본 연구 성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echanical Sciences(IF=9.4, JCR 상위 2.5%)’ 온라인에 10월 1일 게재됐다.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배관은 가스나 수도 등 유체 수송용으로 널리 쓰이며, 50년 이상의 긴 수명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배관에서는 균열이 일정히 늘어나다가 갑자기 멀리 퍼지기도 하고, 불규칙하게 자라던 균열이 어느 순간 다시 일정하게 이어지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러한 ‘천이 거동’의 원리는 지금까지 명확히 설명되지 않아, HDPE 배관의 설계 신뢰성과 수명 예측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균열층 이론에 온도나 에너지 변화가 균열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반영했다. 이로써 균열의 성장 속도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균열층 이론: 작업역(process zone)이라는 미세 손상 영역과 실제 균열이 서로 영향을 주며 자라는 과정을 하나의 구조로 묶어 설명하는 이론으로, 두 영역에 작용하는 힘을 통해 균열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설명
연구팀은 이 방식을 활용해 낮은 하중에서는 균열이 연속적으로 성장하고, 중간 하중에서는 불연속적으로 성장하는 현상을 하나의 모델 안에서 동시에 설명했으며, 실제 실험 데이터를 정밀하게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HDPE 배관의 설계 및 진단 과정에서의 정량적 수명 평가가 가능해졌다.
최병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HDPE 소재에서 자주 관찰되는 특이한 연속-불연속 균열 진전 천이 거동을 이론적인 접근을 통해 최초로 규명했다”라며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HDPE 배관에서 발생하는 균열 양상을 정밀하게 해석하고, 교체 시점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