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3공화정을 배경으로 장 조레스의 정치 활동과 사회주의를 탐구한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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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프랑스의 사회주의자 정치인 장 조레스Jean Jaures(1859-1914)는 사망한 지 한 세기가 더 지났지만 프랑스 좌파의 표상으로 국민의 기억과 역사 속에 살아 있는 인물이다. 이 책은 프랑스 제3공화정을 배경으로 장 조레스의 정치 활동과 사회주의를 탐구한다. 1990년대부터 조레스 연구에 천착해온 저자의 오랜 문제의식과 학문적 성과를 담았다.

계급이라는 추상이 아니라 인간을 바라보고 그 인간의 자유를 사회주의와 결합한 인본 사회주의자, 공화주의적 개혁과 사회주의적 혁명을 융합해 노동자를 위한 정치 권력을 획득하려 했던 의회정치인, 분열되었던 프랑스 사회주의의 통합을 이끈 역량 있는 지도자, 고조되는 1차대전의 전운에 맞서 반전을 외치다 암살당한 ‘평화의 사도’. 현실의 엄중함을 인식하면서도 그 조건 위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동료와 대중을 설득해나갔던 그의 행보는 정치란, 정치인이란 무엇인지 다시 묻게 한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주의, 정치의 의미를 증명하다”

정치인 조레스의 출발은 공화파였다. 1885년 공화파 명부로 의회에 들어간 조레스는 광산 관련 위원회에 배치되어 노동자의 현실을 마주했으며, 이후 노동과 사회주의 등에 대한 사유를 다듬어간다.

1892년 카르모 광부 파업이 일어났을 때 그는 신중하고도 열정적으로 광부들의 노동과 인격을 엄호했다. 다음 해 보궐선거에서 카르모 광부들은 사회주의 후보로 조레스를 선택했고, 조레스는 이 노동자들 그리고 농민들을 발판으로 사회주의자 정치인으로 성장해간다. 선거를 통해 민중의 대표가 된 조레스에게 “의회와 사회주의는 서로 목적이고 서로 수단”이었다.

일하는 사람들에 원천을 둔 조레스의 사회주의는 왜곡된 소유와 경제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금권과 세습자본, 약탈적 금융을 비판했으며, 노동자들의 생사를 지배하는 대기업의 노사의식을 문제 삼았다. 1895년 카르모 유리병공장에서 파업이 발생했을 때 조레스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파업 현장에 함께하고, 강연과 집회를 열어 여론을 움직이고, 여러 도시를 뛰어다니며 파업 노동자를 위한 기금 모금을 기획했다. 또 한편으로는 국가에 노동과 기업의 중재를 요구하고, 의회 토론을 조직해 기업주를 압박했다. 파업에 공장 폐쇄로 맞섰던 기업주는 결국 공장을 다시 열고 퇴진한다. 노동자들로서는 의회를 부리는 정치의 의미를 확인한 셈이다.

[사진출처=마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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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노서경은 1999년 〈프랑스 노동계급을 위한 장 조레스의 이상과 실천(1885-1914)〉으로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조레스의 연설/논설 선집인 《사회주의와 자유 외》를, 2009년 막스 갈로의 조레스 전기 《장 조레스 그의 삶》을 번역 출간했다.

2001년에서 2020년 사이에 〈20세기 프랑스 노동자와 프랑스 국민: 지적인 계급투쟁〉, 〈계급이념과 정치현장〉, 〈조레스의 반전(反戰)과 프롤레타리아〉, 〈조레스에게 독일은 무엇이었는가?〉, 〈대표 개념에 따른 프랑스 사회주의의 갈등〉, 〈프랑스 사회당(SFIO) 전국당대회(1905-1914)〉 같은 관련 논문들을 발표했다.

그 외 저서로 《알제리전쟁: 생각하는 사람들의 식민지 항쟁》(2017), 《지식인이란 누구인가》(2001), 《19세기 허스토리》(2022, 공저), 《전쟁과 프랑스 사회의 변동》(2017, 공저) 등이 있으며, 프란츠 파농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2014)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 저서로는 《의회의 조레스 당의 조레스 노동자의 조레스: 프랑스 제3공화정, 1885-1914(마농지, 2022.07.3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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