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와 신라시대 손잡이잔의 맛과 멋! 기형, 구연부, 손잡이, 문양, 색채. 미술평론가인 컬렉터가 다섯 가지 키워드로 톺아본 질그릇 손잡이잔의 매력

[사진출처=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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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가야와 신라시대 손잡이잔의 맛과 멋! 기형, 구연부, 손잡이, 문양, 색채. 미술평론가인 컬렉터가 다섯 가지 키워드로 톺아본 질그릇 손잡이잔의 매력 『삼국시대 손잡이잔의 아름다움: 미적 오브제로 본 가야와 신라시대 손잡이잔 75점(아트북스, 2022.10.13.)』이 출간되었다.

“나는 가야와 신라의 손잡이잔을 전적으로 현대 조각, 오브제 작업으로 여기며 감상하고 완상하며 수집했다. 전적으로 손잡이잔이 지닌 아름다움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머리글」에서)

‘미술평론가 박영택’의 부캐(부가적인 캐릭터)는 ‘컬렉터 박영택’이다. 이 미술평론가 컬렉터가 자신의 수집품인 가야·신라시대 손잡이잔들의 조형적인 매력을 곱씹으며 한국미의 특성까지 톺아본 책을 냈다. 고미술의 아름다움을 탐닉한 책이라는 점에서 60점의 ‘조선민화’를 회화작품으로 감상한 『민화의 맛』(2019)에 이은 두 번째 작업이다.

가야와 신라시대의 손잡이잔은 흑색의 경질토기를 말한다. 굴가마(등요)에서 10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구워서, 두드리면 쇳소리가 날 만큼 강하고, 색상은 회청색을 띈다. 현재 우리가 만나는 손잡이잔은 모두 부장용 껴묻거리로 컴컴한 무덤에서 나왔다.

따라서 제의적 측면과 연관된 것으로 보지만 거의가 도굴 유통된 탓에 학술적인 가치가 전무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저자는 그럼에도 잔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과 조형적인 매력을 감상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며, 손잡이잔을 애지중지한다.

저자가 추려낸 손잡이잔은 75점. 이들 손잡이잔을 다시 다섯 가지 키워드로 나눠서 각각의 특징에 주목하며 당시 가야·신라인들의 세계관과 내세관은 물론 손잡이잔에 투영된 한국미의 특질까지 짚어준다. 따라서 이 책은 손잡이잔을 통해 당대인의 생활과 생각, 미의식까지 추출한 ‘손잡이잔 인문학’이다.

저자 박영택의 《삼국시대 손잡이잔의 아름다움》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작고 납작한 잔에 비해 다소 울퉁불퉁한, 그래서 마치 근육질 남자의 팔뚝을 닮은 손잡이는 여러 면으로 각도 있게 분절되어 있다. 바깥으로 힘 있게 뻗어나가다가 급경사를 이루며 도기 잔의 바닥 쪽으로 급하게 내려와 붙었는데, 그 경로가 박진감이 있다.

손잡이 부분은 대칼(竹刀)로 절도 있게 면을 분할하고 여러 측면을 보여주면서 깍아내고 있어, 둥근 원통형의 단순한 기형과 상당한 대조를 이룬다. 한편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꼴과 강한 인상을 풍기는 색상으로 빚어진 잔의 존재감은 거의 돌덩어리 같은 강도를 지닌 물질성을 거느리며 다가온다.”(「작은 잔의 깊은 존재감」, 41쪽)

저자 박영택은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뉴욕 퀸스미술관에서 큐레이터 연수를 마쳤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금호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을 했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현대미술, 전시 분석, 큐레이터십, 현대사상과 예술 등을 강의하고 있다. 1991년부터 미술평론을 시작했다. 그동안 수많은 전시 리뷰와 서문, 칼럼 등을 썼고, 60여 개의 전시를 기획했다.

논문으로는 「박정희시대의 문화와 미술」, 「송현숙의 서체적 추상회화 분석」, 「오인환의 나의 아름다운 빨래방 사루비아 작품에 나타난 관객참여와 정체성에 관한 연구」 등 25여 편이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자문위원, 아트페어 평가위원, 세화문화재단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예술가로 산다는 것』(2001), 『식물성의 사유』(2003), 『애도하는 미술』(2014), 『한국현대미술의 지형도』(2014), 『민화의 맛』(2019), 『엔티크 수집미학』(2019)을 비롯해 모두 20권과 6권의 함께 쓴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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