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도시가 들려주는 색다른 미국 이야기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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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벌거벗은 세계사〉 화제의 강의! 미국인에게 미국사를 가르친 김봉중 교수가 들려주는 오늘의 미국을 만든 도시 이야기” 미국의 역사는 불과 25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국사는 풍부하지 못하거나 흥미롭지 않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30개 도시들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보이지 않던 미국사의 큰 흐름과 섬세한 결이 보인다. 미국독립전쟁 당시에는 어떤 도시들이 주 무대가 되고 큰 활약을 했는지, 남북전쟁은 왜 발생했고 그 전후에는 어떤 맥락이 있었는지, 서부 팽창은 어떤 모험과 비극들로 미국사를 장식했는지 역사적 흐름을 이해함과 동시에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서 풍부한 지적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스페인 행로의 황무지에 들어선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듯 착각하게 만드는 과거의 도시 산타페까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색다른 미국 이야기가 생생히 펼쳐진다.

저자 김봉중의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세상을 움직이는 도시가 들려주는 색다른 미국 이야기(다산초당, 2022.10.11.)》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존 롤프는 담배 경작 외에도 버지니아 역사에서 매우 특별한 족적을 남겼다. 1614년 롤프는 포우아탄 원주민 추장의 딸인 포카혼타스와 결혼했다. 최초로 담배 재배를 성공한 바로 그해였다. 결혼 전에 포카혼타스는 기독교도가 되어 세례를 받았고 이름도 레베카로 바꿨다. 2년 뒤 롤프와 레베카는 런던을 방문했다. 이는 영국 전체의 뉴스거리가 되었다. 레베카의 일거수일투족은 영국인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포카혼타스는 1년 뒤 알 수 없는 병으로 사망하고 말았고 세인트 조지 성당에 묻혔다. 존 롤프와 포카혼타스 사이에 토머스 롤프라는 아들이 있었다. 토머스는 이후 많은 후손을 보았고, 그들은 버지니아 역사와 미국 역사에서 전설적인 롤프-포카혼타스의 혈통을 이어 갔다. 그중 한 명이 버지니아 정치인이자 대농장주였으며 버지니아 대학교의 총장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 랜돌프였다.

그는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장손으로, 그의 어머니가 제퍼슨 대통령의 장녀였다.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영부인 에디스 볼링 골트 윌슨은 포카혼타스의 9대 손이다. 1920년대 후반에 남극을 발견했던 리처드 에버린 버드도 롤프-포카혼타스의 후손이며, 그의 동생인 해리 플러드 버드는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까지 떠올랐던 인물이다.

버드 상원의원은 민주당이었지만 흑백 분리주의자로서 의회 내에서 강력한 인종주의 세력을 주도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선조가 최초로 인종 간 결혼을 했던 롤프-포카혼타스임을 생각할 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07 〈윌리엄스버그 - 식민지 시대 버지니아의 모습이 생생히 남아 있는 도시〉(89~90쪽) 중에서

[사진출처=다산초당]
[사진출처=다산초당]

저자 김봉중은 전남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웨스턴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톨레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샌디에이고시립대학 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거대하고 복잡한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방법으로 도시들의 역사를 살피는 시도를 한다.

30개 도시를 선별해서 각각의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면서 작게는 그 주와 인근 지역, 크게는 미합중국의 합체를 모자이크처럼 완성해 보려는 시도다. 도시를 통해 미국 역사와 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조명하는 동시에 그 다양함을 관통하는 미국적 가치와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그동안 저자는 미국의 정체성을 추적하는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일반인들이 미국에 대한 올바른 식견을 가질 수 있도록 그간의 연구 결과를 대중화하는 일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하여 링컨, 경제 대공황, 베트남 전쟁, 미국 탄생의 비밀, 서부 팽창, 총기 규제, 마피아 등의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만큼 가까운 미국》, 《미국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 《독트린의 역사》, 《카우보이들의 외교사》, 《A Thematic Interpretation of US History》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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