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역사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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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독일 강점기의 레지스탕스, 그들의 마지막 편지 『총살된 프랑스, 남겨진 편지(역사비평사, 2022.10.07.)』가 출간되었다. 프랑스는 1940~1944년 동안 이웃 나라 독일에게 점령당했고, 나치의 지배 아래 불행하게도 수십만 명의 대독협력자를 낳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들의 목숨을 담보로 저항에 나선 레지스탕스가 있었다. 비록 그들은 대독협력자들보다 훨씬 소수였고, 나치 독일의 지배로부터 프랑스를 해방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레지스탕스의 존재는 전후 프랑스를 승전국의 지위로 끌어올렸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람들은 주로, 이렇게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독일군사재판소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당했거나, 수감 중에 (다른 이들의) 항독 투쟁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인질’로 선정되어 총살된 사람들이다. 요컨대 전후 프랑스 문헌들에서 ‘피총살자(fusille)’로 통칭되는 사람들이다.

또한 이 책은 그들이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쓴 편지, 그리고 그들이 무참히 처형된 학살의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유족들은 총살이 집행되고 나서 며칠 뒤나 몇 주, 때로는 몇 달 뒤에 가서야 편지를 받았다. 그야말로 “무덤에서 온 편지”였다.

저자 이용우의 《총살된 프랑스, 남겨진 편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유족들은 총살이 집행되고 나서 며칠 뒤나 몇 주(때로는 몇 달) 뒤에 가서야 편지를 받았다. 편지를 쓴 사형수들이 그리도 갈망했던 프랑스 해방은 몇 달 뒤 혹은 몇 년 뒤 이루어졌고, 그들을 처형한 나치 독일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전쟁은 끝나고 나치 독일로부터의 해방도 이루어졌지만 사형수들이 꿈꾸었던 “모두에게 빵과 장미가 있는 세상”은 오지 않았다. (11쪽)

이 최초의 서한집에 서문을 쓴 이는 레지스탕스 출신의 시인이자 출판인인 뤼시앵 셸레르(Lucien Scheler)다. 그는 이 서한집이 후대 역사가가 “레지스탕스 정신을 정의”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피의 사료”임을 천명했다. 또한 그에 따르면 이 편지들을 쓴 모든 이가 “조국을 위해 자발적으로 쓰러졌”으며 이 편지들은 “모든 레지스탕스 대원들, 모든 고인들에 대한 기억에 봉사”해야 할 것이었다. (18쪽)

피총살자 서한집은 “프랑스 인민의 투쟁에 대한 감동적인 증언”(1958, 1970)이나 “영웅성과 위대함의 선집”(1985)이 아니라 “인간의 문자가 우리에게 물려준 가장 강력한 증언들”(2003)이었다. (24쪽)

이들이 부모나 배우자, 형제, 자녀 등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들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표현은 무엇일까? 조국을 위해 죽는다거나 ‘프랑스 만세!’가 아니라 “힘내라.”라는 것이었다. (41쪽)

봉세르장은 밤길에 우연히 마주친 독일군 무리와 몸싸움을 벌인 죄로, 미샤르는 이발소 손님이 맡겨놓은 사냥총을 소지한 죄로 각각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되었다. 그야말로 삼엄한 파리, 총살된 파리였다. (65쪽)

저자 이용우는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프랑스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된 연구 분야는 독일강점기 프랑스의 역사(1940~1944)와 그 시기에 대한 전후 프랑스인들의 인식, 기억, 기념 문제다.

저서로는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숙청과 기억의 역사, 1944~2004』(2008), 『미완의 프랑스 과거사-독일강점기 프랑스의 협력과 레지스탕스』(2015), 『레지스탕스 프랑스-신화와 망각 사이』(2019)가 있고, 역서로는 에릭 홉스봄의 『극단의 시대:20세기 역사』(1997)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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