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장한별 칼럼니스트] 우리는 흔히 진상 고객이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클레임·컴플레인을 하거나, 억지 요구를 하거나, 고객의 잘못으로 훼손된 제품을 환불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영업에 방해가 되는 행위를 하거나, 악의적 민원을 제기하는 등의 고객을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요즘은 직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모든 고객을 진상 고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진상 고객이라는 말만 나와도 서비스를 하는 직원의 입장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고 벌써부터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고객과 서비스에 지칠 대로 지친 당신에게 진상 고객은 그야말로 폭탄 같은 존재다. 하지만 언제까지 진상 고객을 폭탄 같은 존재로 여기고 두려워만 할 것인가. 진상 고객을 효과적으로 응대하기 위해서는 진짜 폭탄인지 가짜 폭탄인지를 가려내는 것부터 해야 한다.

우리가 통칭해서 부르는 진상 고객은 다 같은 진상 고객이 아니다. 진상 고객과 악질 고객을 제대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진상 고객은 클레임·컴플레인 고객, 즉, 우리 서비스에 대해 지적하고 제안 해주는 감사한 고객이다. 악질 고객은 영어로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라고도 하는데 영업 방해를 위해 악의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다 쓴 제품을 환불해 달라고 하는 등의 부당 이익을 챙기거나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객을 말한다.

우리가 다룰 부분은 진정한 진상 고객인 클레임·컴플레인 고객이다. 클레임·컴플레인 고객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짜증스럽고, 귀찮고,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진상 고객을 결정짓는다.

지인 L씨는 남편과 함께 일본식 이자카야에 들렀다. 메뉴를 보고 있자니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많았다. 그래서 직원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했더니 직원도 메뉴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듯 말을 얼버무리거나 대충 넘겨짚어 대답했다. 결국 직원의 말을 믿고 L씨는 돈가스가 들어 있는 어떤 음식을 시켰다. 그러나 주문한 음식과는 전혀 다른 메뉴가 나왔다. 당황한 L씨는 직원에게 시킨 음식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메뉴판을 집어던지듯 테이블에 놓더니 사진 밑에 설명글을 제대로 읽고 주문하라고 오히려 화를 냈다. 기분이 언짢아진 L씨는 여성과 말다툼을 하다 급기야 음식 값을 환불받고 문을 나섰다. 그 순간 주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한 마디 던졌다.

“야, 소금 뿌려.”

“뭐라고요?”

L씨가 그 순간 화가 나서 여성에게 다가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판단한 직원과 L씨의 남편이 말려서 사건은 일단락 됐다. L씨는 만삭의 임산부였다. 자칫 잘못 됐다면 상상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 일어날 뻔 했다. 그 이후 L씨는 임산부 모임이나 인터넷 카페에 그 곳의 패악(?)을 소문내고 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그 곳은 파리가 날리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최초의 사소한 불만 하나로 클레임·컴플레인을 하지 않는다. 고객은 작은 불만이나 불편함을 직원이 알아주지 않고 그들의 입장만을 고수할 때 클레임·컴플레인을 한다. 클레임·컴플레인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 계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는 관계 지속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클레임·컴플레인을 스트레스 받는 일, 짜증나는 일, 귀찮은 일로 치부해 버린다. 그래서 사소한 불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큰 사건으로까지 이어진다. 지인 L씨가 처음부터 클레임·컴플레인을 했던 것은 아니다. 직원이 메뉴에 대한 숙지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고 메뉴를 시켰고, 메뉴가 잘못 나왔을 때도 그 사실을 인지시켜 줌으로써 그들의 서비스를 개선시켜 주고자 하는 속내가 담겨 있었다. 그런데 주인이 오히려 사건을 크게 만든 것이다.

고객이 서비스를 지적해 주고 서비스를 만회할 기회를 줬음에도 본인의 발로 시원하게 걷어차 버렸다. L씨를 그저 짜증나고 귀찮은 진상 고객쯤으로 여긴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만약 L씨가 잘못 나온 메뉴에 대해 지적했을 때 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더 나은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했다면 서로 더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했을지도 모른다.

미운오리새끼 같은 고객을 아름다운 백조로 만드는 것은 당신의 마음가짐에 달렸다. 진상이라 여기고 고객의 입장에서 제대로 이해해 주지 않으면 진짜 진상 고객이 된다. 그러나 우리 서비스를 점검하게 해준 감사한 고객이라 여기고 진심으로 고객의 불만 사항을 수용하고 서비스하면 오히려 이후에는 충성 고객이 된다. 그동안 진상 고객으로 인해 힘들었다면 이제는 감사히 여기고 진심을 다해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 해보라. 어제는 미운오리새끼였던 고객이 내일은 충성스런 백조가 되어 날아올 것이다.

※ 참고자료 : 장한별의 『기적의 7초 고객서비스 : 마케팅 고수에게 배우는 고객 서비스 전략의 모든 것(위닝북스, 2017)』

 

장한별 칼럼니스트는 관광경영학 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CS(고객만족)와 소통교육을 진행하는 프로커뮤니케이션 대표다. 한국강사플랫폼과 강사 소통공간 ‘한강숲(한국강사들의 성장 숲)’도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코리아 2019』(공저), 『기적의 7초 고객 서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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