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가슴이 따뜻한 과학자,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과학커뮤니케이터, 대중이 알아야 할 권리를 찾아주는 과학지식디자이너가 되는 것! 그것이 제 꿈이자 소망입니다.”

‘한국강사신문 대표가 만난 강사’ 열한 번째 인터뷰로 뜨거운 열정과 과학지식으로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있는 ‘과학지식디자이너’ 배정인 원장을 만났다.

배 원장은 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화학 교육을 전공했다. 중·고교 과학교사, 과학고 입학담당관, 창의와 탐구 영재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와이즈만영재교육 수지센터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뿐 아니라 심리학과 교육학에도 관심이 많아 평생교육사, 인적자원개발사, 심리상담사, 학습코칭, e러닝지도사, 대립토론, 독서지도 등 관련 자격증을 25개나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과학자다>, <초등 과학으로 리더되기>, <와이즈만 영재학습법 시리즈 세트>, <가족은 상처를 허락한다> 외 다수가 있다.

Q.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가르치는 것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공부하는 것이 그렇게 재밌고 즐겁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자격증을 따는 것도 좋아해서요. 그리고 제가 배운 지식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전달해주는 일을 보람 있게 느낍니다. 특히 가르치고 상담하는 일을 좋아해 대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그 길로 나아가겠다는 처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대학에서 화학과를 전공했습니다. 그 당시 저의 꿈이 항암제를 개발하는 사람이었고요.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사범대학에서 교직과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그래서 교육사회학, 교육철학 같은 과목을 수강했지요. 그런데 그때 그 과목을 가르치던 교수님의 강의 스타일이 독특했습니다. 다른 교수님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셨거든요. 첫 수업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강의 리스트를 학생들에게 보여주었어요. 그리고는 학생들에게 원하는 강의 리스트를 고르라고 하시고는 그 리스트대로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교수님은 학생들이 질문하지 않거나 거기에 이의를 달지 않으면 수업을 안 하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그 수업방식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을 찾아가 열심히 관련된 책을 찾아서 다 읽었어요. 나름대로 스토리를 재구성하여 교수님에게 발표를 하고, 많은 질문도 했습니다. 저는 그때 그 수업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교수님이 진행하던 수업방식이 구성주의 교수학습법이더라고요.

구성주의 교수학습법은 정보화시대가 요구하는 교육환경 즉,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학습에 대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동시에 학습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려는 학습이론입니다. 즉, ‘학습자중심의 교육환경’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인 학습법이죠.

Q. 와이즈만영재교육센터에서 일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와이즈만영재교육이 추구하는 수업방식이 바로 구성주의 교수학습법입니다. 항상 학습자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파악하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학습자의 요구를 끌어내주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죠. 그 당시 교수님은 학생이 어떤 질문을 하고 그것을 이끌어 가는지 질문이 아니라 발문을 하신 거죠. 그런 발문들을 이어가면서 전체적인 문제점이나 이슈들을 다 깨닫게 만들어주셨던 겁니다.

그로인해 수업 방식에 대한 충격을 받고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교육학이 나에게 더 맞을까 아니면 원래 하고 싶었던 순수과학으로 가야할까 고민이 컸어요. 결국 교육대학원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순수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버리지 않았어요. 영지버섯이 있지 않습니까? 영지버섯에서 항암물질을 추출하는 것에 관련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결국 졸업할 때는 이 분야에 대해 논문을 썼답니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중·고등학교에서 화학 교사로 근무했습니다. 막상 교사로 지내보니, 그동안 제가 생각해왔던 것을 수업방식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많았습니다. 학생들이 무언가 실험하지 않고 발견하게 하는 부분도 어려웠고, 텍스트만 가지고 상상하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 길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와이즈만영재교육센터를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2004년부터 와이즈만영재교육센터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죠. 이렇게 강의를 하다가 본사에서 모집 중인 프로그램개발자에 선발되어 학생들 커리큘럼과 새로운 교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 대한민국 제1호 과학지식디자이너라고 들었습니다.

와이즈만영재교육센터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평생교육사 과정, 이러닝 관련된 인적자원개발사, 평생교육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공부와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그러다보니 벌써 25개의 자격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한 이유는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어떤 바람직한 영향력을 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 때문이었어요.

우연히 이러닝 분야를 공부하다가 ‘지식디자인’이라는 말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때 디자인이란 말이 가슴속에 확 와 닿더라고요. 그래 내가 과학을 사람들에게 나누고 함께 할 때도 이런 디자이너의 감각과 정신을 발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나는 과학자다>란 책을 쓸 때만 해도 커뮤니케이션이란 것은 방송매체 정도에서 사용되고 있었을 뿐이었어요. 교육 분야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란 의미와 사용이 거의 미미했었죠. 그래서 과학지식을 잘 전달하고, 필요한 곳에 쓸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과학지식디자이너’란 말을 만들었어요. 말하자면 창직(創職)을 한 것이죠.

2014년 2월에 썼던 <가족은 상처를 허락한다>란 책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가 ‘과학지식디자이너’라고 세상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과학은 가까이 있는데, 재미없는 과학을 요구하는 세상입니다. 즐기며, 느끼며 배우는 과학인데, 딱딱한 교과서에 과학이 갇혀버려 너무나 안타까웠죠. 이것이 제가 ‘과학지식디자이너’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던 이유입니다.

Q. 책을 참 좋아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참 좋아했어요.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부모님께서 용돈을 주시면 제일 먼저 하던 일이 서점 가는 것이었어요. 일단 용돈이 생기면 버스를 타고 시내에 가서 제가 읽고 싶은 책을 사오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많은 책을 읽다보니 사람들을 만났을 때 상담자 역할도 하게 되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사람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책이 떠오르거든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고민이나 문제와 관련된 책 말이죠. 고민 상담을 받으면 이럴 땐 이렇게 하라고 말해주는 것 보다는 이런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해주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북큐레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 꿈은 한적하고 경치가 아름다운 시골마을에 책이 엄청나게 많은 도서관을 짓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 도서관을 찾아오면 같이 차를 마시고 좋은 책도 추천해 주고 싶어요. 버스 한 대에 책을 많이 실어서 책도 빌려주고, 진로 상담도 해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Q. 블로그에 ‘과학지식디자이너의 서재’란 서평 코너를 운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책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서평 쓰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분야는 코칭, 리더십, 창의력, 상담, 진로, 가족 등이에요. 특히 창의력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책이 있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에요. 그래서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할 때에는 창의력 관련 사례들을 많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드니,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으면 저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책을 많이 읽고 있답니다.

제가 서평을 쓰는 이유는 제가 읽었던 내용을 흔적으로 남기려는 이유도 있지만, 책을 한 번 읽고 나면 제 안에서 지식이 얽히고설켜 한데 뭉쳐지기도 하거든요. 그 지식이 제 안에서 한 번 걸러지고 정리되는 그 과정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많이 읽다보니 남들보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이에요. 책을 읽고 나면 바로 서평을 쓰는 편이고요. 저도 책을 써봤지만, 책을 쓰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기 때문에 저자들에 대한 고마움도 늘 느낍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대표(좌측)와 와이즈만영재교육 수지센터 배정인 원장(우측) <사진=한국강사신문 DB>

저는 아직도 실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대학의 실험실조차도 여건이 좋지 않아요. 저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마련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거든요. 바로 이곳 와이즈만영재교육 수지센터에서 그런 터전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물론 이곳이 학원이긴 하지만, 자유롭게 실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어요. 이것을 충족할 수 있는 교사들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험기구들도 마련해서 아이들이 더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힘은 표현력이다. 경영 혹은 관리는 커뮤니케이션의 다른 표현이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참 좋아합니다.

와이즈만영재교육 수지센터를 이렇게 만들고 싶은 것이 저의 꿈이자 비전입니다. 그리고 먼 훗날 저를 뒤돌아보았을 때 제가 살아온 삶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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