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효석 칼럼니스트] 스위스의 철학자 막스 파카트는 <침묵의 세계> 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언어에 침묵이라는 배경이 없다면 언어는 깊이를 잃어버릴 것이다. 인간의 언어는 침묵에서 나온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누가 내 맘을 알아줄까요?  지나치게 많은 말을 쏟아 낸다고 내 마음이 전부 전달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적은 양의 말과 상대의 공감을 기다려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죠. 내가 원하는 대로 사람들이 움직여 주길 바라지만 억지로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게 기다려주는 것, 그것이 ‘침묵의 힘’입니다.

[사진출처=미리캔버스]
[사진출처=미리캔버스]

이것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에서도 나타납니다. 동양은 지나치게 말이 많은 사람을 경계했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을 중요하게 여겼죠. 또한 그림을 봐도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서양화는 캔버스에 색을 모두 채웁니다. 그러나 동양화는 여백을 항상 남겨 놓죠. 아무것도 칠하지 않고 또 그리지도 않은 여백이 존재합니다. 그 여백 덕분에 사물은 더 뚜렷이 보이게 됩니다. 말에서 여백은 침묵입니다. 비워 놔야 내 말에 힘이 있습니다.

장자(子)는 '지도지극 혼혼묵묵(至道之極 昏昏黑黑)'이라고 했습니다. '진정한 도(道)의 최고의 경지는 깊고 어두운 침묵'이라는 뜻이죠. 그러나 장자가 말하는 '혼혼묵묵(昏昏黑)'은 결코 무조건적인 침묵(沈默)이 아니라 '그윽한 침묵'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말을 무조건 안 하는 침묵이 아니라, 말이 잘 전달되기 위한 침묵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살면 본인은 편하겠지만 주변 사람들은 탈이 납니다. 내 말이 상대에게 상처가 되고 그 상처는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옵니다. 하려는 말을 한 번만 더 참고 생각하는 것. 이것 또한 침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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