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안상현 기자] 돌봄 이야기가 넘친다. 개인들의 대화에 아이든, 부모든 누군가를 돌보는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언론 보도에서도 돌봄은 감동적인 사연, 천인공노할 사건 혹은 씁쓸한 비극으로 전해진다.

돌봄 당사자들의 경험을 담은 책도, 이론을 다룬 책도 두드러지게 늘었다.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구나 하고 있기에, 보편적이면서도 저마다 사연이 있는 주제가 바로 돌봄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돌봄에는 위기라는 말이 자연스레 들러붙었다.

돌봄을 하고 돌봄을 받는 당사자들의 위기이자 돌봄이라는 관계,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위기다. 돌봄은, 돌봄 위기는 우리 각자의 삶과 사회를 관통하고 있다.

그만큼 돌봄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필수다. 그러나 “돌봄은 영역별로 분리해서 고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영역과 활동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얽혀 있는 총체적인 묶음이요 다발”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길잡이가 필요하다.

『돌봄과 인권(코난북스, 2022.12.01.)』은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교과서를 기획의도로 출발했다. 3년여 동안 전문가, 학자, 돌봄노동자, 당사자를 만났다. 돌봄과 관련해 발생한 이슈들, 주요한 논의들을 세미나로 공유했다.

그 결과로 나온 이 책은 왜 돌봄과 인권이 만나야 하는지에서 출발해 돌봄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며, 돌봄이 권리가 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저자들은 인권과 돌봄에 대한 주요한 철학적 논의는 물론 돌봄의 영역에 해당할 최근의 현상, 제도, 사건들과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증언들을 두루 살펴 우리 사회 돌봄의 현주소를 비판적으로 점검한다.

가장 필수적이면서도 부수적인 활동 취급 받는 돌봄이 가장 근본적이고 중추적인 활동임을 입증하는 동시에 나아가 사회 원리, 관계의 원리로서 정의로운 돌봄 사회로 담대하게 전환해야 함을 역설한다.

1부에서는 기존 인권 담론에서 말하는 존엄, 독립, 자율의 의미를 다시 살피며 왜 지금 돌봄으로 인권을, 인권으로 돌봄을 사유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2부에서는 돌봄이라는 활동, 노동의 현장으로 들어가 구체적인 돌봄의 마음 씀을 헤아린다. 나아가 3부에서는 정의로운 돌봄 사회의 조건과 이를 위해 필요한 시민과 국가의 역할을 살핀다.

[사진출처=코난북스]
[사진출처=코난북스]

저자 김영옥은 여성운동가.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공동대표이자 인권연구소 ‘창’의 연구활동가다.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노년은 아름다워』,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공저), 『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공저) 등을 썼다.

저자 류은숙은 인권운동가. 1992년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로 출발, 현재는 인권연구소 ‘창’의 연구활동가다. 『인권을 외치다』, 『사람을 옹호하라』, 『여자들은 다른 장소를 살아간다』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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