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안상현 기자] 고흐의 노란 해바라기가 피어났던 그곳, 피카소 같은 세계적 화가들이 모여들었던 나라 프랑스,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수만 해도 연간 7천만 명을 육박하며, 지금도 예술가를 꿈꾸는 이들은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한다.

예술의, 예술가의 나라 프랑스는 세계 예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수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우리는 왜, 어떻게 프랑스가 이러한 역할을 맡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비롯해, 렘브란트, 루벤스, 밀레, 고흐 등은 수많은 드로잉을 남겼다. 그들의 드로잉 중에는 자연물뿐만 아니라 자신의 스승 혹은 대가들의 작품을 모사한 것들이 많다. 고흐는 밀레의 작품들을 모방했고, 피카소는 벨라스케스의 작품에서 힌트를 얻었다.

모방과 모사와는 거리가 먼 듯한 대가들이 다른 이들의 작품들을 그려낸 것은 상당히 재미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 이면에는 대가의 작품을 모방하고, 예술의 기본기술을 터득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창조하는 화가들의 고충이 담겨 있다. 모방 속에서 완성된 창조적 예술세계는 프랑스가 세계 미술의 메카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 이탈리아 화가들의 작품과 벨라스케스, 무리요 등 스페인 대가들의 작품들을 제시하고, 이들의 작품을 옮겨 담았던 프랑스 화가들의 작품을 함께 보여준다.

〈풀밭 위의 점심〉으로 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마네, 인상주의의 대가 모네, 사실주의의 선두주자 쿠르베 등 내로라하는 프랑스 화가들의 작품 속에서 또 다른 명화를 발견할 수 있다.

“모방할 수 있는 자는 창조할 수 있다”라는 다 빈치의 말처럼 프랑스 미술은 이탈리아의 대가들과 스페인 화가들을 모방해오면서 19세기경부터 시작된 활발한 미술운동의 발판으로 삼았고, 지금까지도 세계예술의 지도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화가와 스페인 화가들의 작품을 모방했던 프랑스 작가들을 만나는 재미와 함께 프랑스 미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한눈에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또 하나의 묘미다.

유럽의 강대국이자 문화 강대국으로 알려진 프랑스는 11세기 이전만 해도 서유럽의 일개 소국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 14세기 경 프랑수아 1세가 왕위를 이으면서 서서히 국력을 구축해가기 시작한 프랑스는 태양왕 루이 14세 시대, 즉 강력한 왕권과 국력을 갖춘 절대왕정기부터 예술의 중심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다.

또한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등장한 나폴레옹은 세계 제패라는 네 글자를 전 유럽에 수놓았다. 이렇게 강력해진 프랑스는 무력뿐 아니라 문화적 침략을 감행하기 시작한다. 프랑스 미술 아카데미가 설립되면서 전 유럽에 프랑스 미술을 전파하는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세계 각지의 명화들을 약탈하였다.

특히 나폴레옹 시대에는 전 세계적인 예술품 약탈이 이루어졌으며, 나폴레옹은 특히 스페인 대가들의 작품들에 집착했다. 루이 14세의 권력과 나폴레옹의 세계 제패의 야심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걸작 〈모나리자〉를 비롯해 루벤스, 무리요, 벨라스케스 등 수많은 대가들의 작품들을 약탈해 프랑스 최대의 국립 루브르 뮤지엄의 기반을 삼았다.

정치와 권력 다툼 속에서 루브르에 걸리게 된 약 30만 점에 달하는 소장 작품들은 프랑스를 뛰어난 예술가들의 요람으로 만들고 있다.

『프랑스 미술 산책(미술문화, 2023.01.18)』에서는 권력의 투쟁과 프랑스 대혁명, 그리고 나폴레옹 제국 시대를 거치면서 프랑스 예술이 발전해온 과정을 프랑스 역사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주체적 문화를 창조하고 전파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는 지금, 우리의 예술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가를 이 책을 통해 되새김할 수 있다.

[사진출처=미술문화]
[사진출처=미술문화]

저자 김광우는 뉴욕 시티컬리지와 포담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예술의 중심지 뉴욕에서 많은 예술을 접하면서 현대미술과 비평에 관심을 가져왔다. 뉴욕미술 패러다임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가와 친구들’ 시리즈를 소개하는 1997년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미술비평과 저술활동을 해왔다.

그 가 소개하는 작가들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갈등하며 거기서 피어난 작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예술이 우리의 삶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저서로 ‘아티스트 커플’ 시리즈 『마네와 모네』 『칸딘스키와 클레』 『고흐와 고갱』 『뭉크, 쉴레, 클림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를 비롯하여 『마르셀 뒤샹』 『폴록과 친구들』 『워홀과 친구들』 등이 있다. 역서로 아서 단토의 『예술의 종말 이후』와 『바스키아』 『앤디 워홀 타임캡슐』 『컨템퍼러리 아트북』 등이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