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산티아고 순례길은 무엇보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선물한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등 삶의 궁극적인 질문들이 지친 발걸음 발걸음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저자는 순례길이 던지는 질문에 답을 찾으며 날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혹해서 훅 가다(생각나눔, 2022)』에 담아냈다. 이 책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북도, 역사기행도, 문학성이 뛰어난 에세이도, 소설도 아니다. 하지만 서툴고 투박한 문체일지라도 진솔함이 글이 주는 가장 큰 감동인 줄 아는지라,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걸으면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드러내었다.

나이 때문에 혹 건강 때문에, 남겨진 가족 때문에, 시간 때문에 등등 발목을 잡는 여러 가지 이유로 순례길 걷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가지 못할 이유보다 가야 할 이유가 훨씬 더 많다. 첫발만 떼면 걸어지고, 걸으면 온갖 것들을 다 만나게 된다. 나도 너도 나무도 풀도 꽃도 바람도 별도 다. 『혹해서 훅 가다』는 그 첫발을 떼는 데 작은 용기를 건넨다.

한편, 저자 구연미는 60년 쥐띠로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거쳐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37년간의 교직 생활을 잘 마무리했다. 지금은 길을 사랑하는 노마드로, 글쓰기를 좋아하는 자유인으로 살고 있다.

시집 『연분홍 치마(2000)』, 『풍경으로 걷다가(2009)』, 『낙락한 생(2021)』과 걷기 에세이집 『돌았냐?-태양을 굴리며 지리산 둘레길을(2019)』, 『호모 루덴스의 하루(2021)』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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