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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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안상현 기자] 신화로 우리의 삶과 문화 그리고 미래를 읽은 신화논설집 『사라진 신들의 귀환(문학동네, 2022.12.20)』이 출간되었다. 저자 정재서는 일찍이 동양신화의 고전 『산해경』을 번역, 소개해 우리 지식사회에 동양적 상상력의 화두를 던졌다.

또한 그리스 로마 신화 중심의 상상력을 탈피해 동서양 통합의 상상력으로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상상력을 일깨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15년 전 펴낸 『사라진 신들과의 교신을 위하여』는 신화비평에서 선구적 의미를 지닌 저작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그리고 이제 ‘사라졌던 신화의 귀환’에 대해 다함께 이야기할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사라진 신들의 귀환』은 모두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신화란 무엇인가?’에서는 신화의 일반적 개념과 정의를 설명하고 그것이 지닌 사회적 기능, 특히 상상력, 이미지, 스토리가 문화산업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서술했다.

또한 잘 알려진 서양신화보다 동양신화가 더욱 큰 가능성을 지녔다고 이야기한다. 2장 ‘신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이토록 오래된’ 신화가 새로운 시대와 어떻게 조우하는지 정신적, 실용적 차원 양 방면에 걸쳐 설명하고 AI 시대에 대한 신화적 독법을 제시했다.

3장 ‘신화로 읽은 세상’에서는 신화를 통해 세월호 이야기, 사회에 만연한 폭력 이야기 등 일상을 관통하는 현실의 문제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들여다본다. 4장 ‘신화로 읽은 책들’에서는 『산해경』을 비롯한 신화 관련 도서들을 신화학자의 관점에서 논평했다.

이 도서들에 관한 이야기는, 결국 우리가 찾으려 하는 신화 귀환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 5장에서는 앞으로 이 사회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과 기업인, 작가, 학자, 예술가, 기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대담을 생동감 있게 기록했다.

영화 〈아바타〉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신화는 상상력의 시원이다. 정재서에 의하면 〈아바타〉 시리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화적 상징에 기초한 영화다. 수메르신화, 인도신화, 그리고 ‘포카혼타스’ 이야기까지 여러 가지 스토리와 물활론적 관념, 생명의 연대성 등 신화적 사유가 이 영화 안에 어우러져 있다.

오래된 신화에서 모티프를 따온 스토리임에도, 오늘날의 우리는 이를 여전히 신비롭고 신선하게 느낀다. 〈아바타〉 시리즈는 기술적으로 놀라운 영화일 뿐만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진 스크린 속의 세상에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의 삶을 신화를 토대로 이식해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아바타〉와 같은 작품의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러한 지식을 체득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에게 〈아바타〉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같은 영화 대작의 출현은 남의 일만이 아닐 것이다.

[사진출처=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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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재서는 신화학자, 중문학자, 문학평론가. 현재 영산대학교 석좌교수 겸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장, 이화여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의 하버드-옌칭 연구소와 일본의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에서 연구생활을 했다.

계간 『상상』 『비평』 등의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신화학, 도교학 등을 바탕으로 주변 문화론, 제3의 동양학, 제3의 신화학 등을 제창하고 동아시아 담론, 동아시아 상상력 등과 관련된 논의를 활발히 전개해왔다.

계명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중국어문학회 회장, 비교문학회 회장, 도교문화학회 회장, 인문콘텐츠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산해경 역주』 『불사의 신화와 사상』 『동양적인 것의 슬픔』 『이야기 동양신화』 『사라진 신들과의 교신을 위하여』 『앙띠 오이디푸스의 신화학』 『동아시아 상상력과 민족서사』 『산해경과 한국문화』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한국출판문화상 저작상, 비교문학상, 우호학술상, 이화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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