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각으로 끊임없이 상상하고 관찰하라(2)

[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두 번째로 많이 활용되는 기술이 AR(증강현실)이다. 많은 아이디어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증강현실"을 시연해 보였는데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 2011년 폭스바겐은 노르웨이에서 재미있는 신문광고 하나를 게재 했다. 신문 지면에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눈 내린 어느 마을이 그려져 있고, 마을을 지나는 휘어진 도로 하나가 길게 보이도록 묘사되어 있었다. 그리고 구석에 폭스바겐의 로고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다소 엉뚱하고 황당한 광고. "대체 이게 뭐야?"라는 궁금증이 생길 즈음 하단에 카피 몇 마디가 적혀 있다.

"우리의 기술 혁신을 시험 주행해 보세요. 앱스토어를 접속해 폭스바겐 노르웨이 라는 앱을 다운 받은 뒤, 지면상의 도로 위를 움직여 보세요" 궁금증에 사로잡힌 독자들은 앱을 다운받고 지면상의 도로를 시험주행해 본다. 그리고 탄성을 자아내기 시작한다. 스마트폰 화면에 폭스바겐 파사트가 나타나면서 도로를 이탈하면 진동을 통해 경고를 보내고, 곡선을 주행할 때는 헤드라이트가 정면이 아닌 도로를 향해 꺾어지는 것을 볼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광고에는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이 공존한다. 보이는 것은 이 인쇄 광고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이었던 것이다. 바로 눈에는 보이지 않는 파사트의 첨단 기술을 스마트폰의 증강현실을 통해 소비자에게 생생히 보여주려고 의도했던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스마트폰의 앱과 카메라를 통한 센싱기술 그리고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이었다. 이 광고는 그해 칸에서 상을 받았고, 첨단 기술 분야의 리더라는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또한 현재까지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한다.

세 번째로 이슈가 되었던 기술은 QR 코드를 활용한 이 커머스 환경의 혁신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2011년 6월 우리나라 최초로 칸 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쥐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 5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이변을 만들어낸 이 캠페인은 스마트폰의 단순한 기능을 활용한 아이디어였다. 당시 홈플러스는 과포화 상태인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지 않고 판매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또한 홈페이지를 이용한 온라인 매출 증대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디어의 출발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사람들이 매장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매장이 사람들을 찾아가면 안 될까?"

다소 엉뚱하지만 획기적인 생각이었다. 홈플러스 매장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지하철 매장으로 진출하였고 그 결과는 한 마디로 대박이었다. 늘 바쁘고 피곤한 직장인들에게 마트 방문은 어렵고 귀찮은 행위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내어 큰맘 먹고 가는 곳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점을 주의 깊게 관찰하던 그들은 지하철 역사에 "버추얼 스토어"를 오픈한 것이다.

아이디어는 의외로 간단했다. 지하철 역사에 실제 매장과 똑같은 실사 사진을 붙여놓고, 각 제품에 QR코드를 붙여 스마트폰으로 직접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계 최초로 시도된 아이디어였다.

지하철 역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출퇴근 시간에 할 일없이 서성이던 직장인들은 물건을 주문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게 만든 이 캠페인으로 홈플러스의 온라인 매출은 130% 증가했고, 마켓쉐어 1위로 올라서는 기쁨을 누렸다고한다. 이 아이디어는 바코드나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기능과 소비자들의 마트이용에 대한 불편을 꿰뚫어본 통찰력이 만들어 냈다. 그리고 홈플러스라는 브랜드 목적이 결합되어 탄생한 결과물 이었다. 아직까지도 많은 광고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명작이 된 것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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