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유선 전문가,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대표 [사진출처=한국강사신문]
왼쪽부터 안유선 전문가,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대표 [사진출처=한국강사신문]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한국강사신문 대표가 만난 강사’ 인터뷰로 상담심리전문가 안유선을 만났다. 안 전문가는 정신과 치료실에서 마음이 아프거나 다친 사람들의 회복과 성장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 일한 지는 3년째 접어들었고, 이전에는 회사, 대학, 교회 상담실 등에서 상담을 진행했다. 요즘은 주로 우울증이나 트라우마로 불편하신 분들을 치료하고 있다.

안 전문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 학사,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짓수하는 심리치료사 안블루라는 필명으로 에세이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이제야 어디에 힘을 빼야 하는지 알았습니다(2020)>라는 심리 에세이가 있다.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Q.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심리상담 전문가의 길을 가게 되셨는지요?

사람에게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고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30대 초반에 취업,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일생의 숙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다 이루었는데 행복하지 않았어요.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시겠지만, 저도 답답한 노릇이었어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제가 삶을 숙제처럼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제 마음은 챙기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도 알았고요. “삶을 숙제처럼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을 챙기면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의 답을 찾으려고 심리상담을 시작했고 지금은 저를 만나는 분들의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Q. 강의 분야 소개 부탁드립니다.

<마음건강 예방>과 <마음건강 회복>에 대해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마음건강 예방>은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내용이에요. 불확실성이 심해지는 요즘을 사는 분들이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갖고 사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입니다. <마음건강 회복>은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겪는 분들이 회복되는 과정에 대한 내용입니다. 제가 일 년 동안 약 천 건의 상담을 하는데, 정신과 심리치료사로서 일하면서 발견하고 확인했던 것들, ‘어떻게 하면 치료가 잘 되고, 어떻게 하면 어렵더라.’ 하는 것들, 마음을 고치는데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입니다. 저는 치료를 할 때, 전통적인 심리치료 이외에도 소매틱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는데 제 강의에는 이 두 가지 치료법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Q. ‘소매틱 심리치료’란 무엇인지요?

소매틱 심리치료에서 ‘소매틱’이란 ‘신체, 몸’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요. 소매틱 심리치료를 말하자면 마음을 고칠 때, 몸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것입니다. 마음을 고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했을 때, 아주 최근까지만 해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 보자는 주장이 많았어요. 생각을 바꾸면 감정이 바뀌고, 그러면 마음을 고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었죠. 또는 감정을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어요. 억눌렀던 감정을 드러내고 충분히 해소될 때까지 그 감정을 표현하자는 주장도 있었지요. 그런데 요즘 심리학이나 심리치료 분야에 큰 변화의 흐름이 있는데, 그게 바로 몸을 빼놓고는 마음을 고칠 수 없다는 주장이에요. 그게 바로 ‘소매틱 심리치료’예요.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예를 들어 우울증을 고치려면 예전에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는 처방이 많았어요.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감사 일기를 쓴다거나 긍정적인 언어를 써보라는 식이었지요. 또는 우울한 기분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다 이야기해보라는 식도 있었고요.

소매틱 심리치료에서는 우울증을 고치려면 우선 몸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라는 말을 해요. 마음을 고칠 때, 몸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라는 것은 운동을 열심히 하라거나 무조건 몸을 움직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몸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몸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이유는 몸이 우리에게 우리의 생존과 자아실현을 위해 계속 중요한 사인을 보내기 때문이에요. 소매틱 심리치료사들은 ‘몸은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도 계속 말을 하고 있다’라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입니다.

Q. ‘소매틱 심리치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이론으로 상담사 훈련을 시작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 분석적 상담으로 배우고 치료하고 가르쳐왔어요. 그렇게 한 십 년 넘게 심리상담사 일을 했었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갈증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방법이 있을까 찾다가 소매틱 심리치료를 알게 되었어요.

소매틱 심리치료를 알게 되면서 과거의 충격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몸에 남아있으면 언어적 상담을 아무리 잘해도 치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소매틱 심리치료는 국내에 들어온 지 길게 잡아도 10년이 채 되지 않아요. 저도 한참 배우는 단계이고, 안전하게 효과적으로 내담자들을 도울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안유선 전문가(가운데)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안유선 전문가(가운데)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Q. 주짓수를 취미로 하고 계신데, 주짓수를 배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주짓수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저도 한동안 몰랐어요. 그냥 끌려서 시작한 것이라서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말했었는데, ‘소매틱 심리치료’를 배우면서 제 안에 해결되지 못한 채 완료되지 못한 ‘싸우기’ 반응들이 싸우기를 완료할 수 있는 주짓수라는 마셜아트로 안내한 것이라는 알게 되었죠. 제가 제 마음을 챙기지 못하면서 삼십 대 초반까지 살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제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투쟁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었죠. 여기서 ‘투쟁’이라는 것은 무력이나 폭력을 쓴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주장’을 잘한다는 말입니다. 주짓수를 하면서 몸이 싸울 수 있게 되니까 제가 원하는 것을 수월하게 알아차리고 또 말하게 되더군요. 주짓수를 하면서 마음을 고치려면 몸을 꼭 몸을 개입시켜야 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고, 주짓수는 제가 소매틱 심리치료를 만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Q. 저서 <이제야 어디에 힘을 빼는지 알았습니다>를 쓰게 된 계기는?

삼십 대 초반까지 삶을 숙제처럼 살았어요. 몸 전체에 힘이란 힘은 다 주고 살았죠.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해야 할 일을 매일매일 적어서 빠뜨리지 않으려고 했어요. 취업,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다 빨리빨리 해야 좋은 줄 알았어요. 하려고 하니 되기는 되던데, 제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망가지는 줄도 몰랐어요. 과장을 좀 보태면, 열심히 살수록 삶이 망가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러다가 심리학을 배우고 또 주짓수를 하면서 삶을 다시 일으켰죠. 삶을 잘 살려면 죽기 살기로 힘을 주고 덤비듯이 살아서는 안 되고, 든든하고 안전하게 삶의 구조를 세워야 한다는 것, 그러려면 건강한 관계와 삶의 루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내용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서 쓰게 되었습니다.

주짓수를 하시는 분들이 제 책을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감사의 마음으로 올 한 해 책의 인세 전액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주짓수 국가대표팀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사진출처=안유선 페이스북]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효과적으로 또 안전하게 마음을 고치는 방법들을 계속 찾고 싶습니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분들이 참 많아요. 마음의 병은 자신의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게 하거든요. 앓고 있는 분 중에는 자기 병을 평생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중에 또 분명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치료가 가능한 분들이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잘 몰라서 그냥 참고 사시는 분들도 많고요. 치료실 밖으로 나와서 여러 가지 마음을 고치는 방법들을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글로 만날 수도 있고, 강의현장에서 얼굴을 보고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마음을 고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알려드리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