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강은영 칼럼니스트] K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말수가 적고 조용한 데다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데 어릴 적 발표를 하고 나서 친구들의 비웃음을 받은 일이 쐐기를 박았다.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할 때면 망칠 거라고 예견함으로써 숨이 가빠지고 목소리가 덜덜 떨리며 안절부절못한다.  K가 발표 불안증을 극복하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 

우리는 왜 수시로 불안해하는 걸까? 불안은 공포 회로가 활성화될 때 나타난다. 공포는 스트레스 반응을 작동시킴으로써 위험에 처했을 때 정면으로 맞서거나 위험으로부터 달아나게 해준다. 변연계의 편도체와 시상하부가 주로 하는 일이다.

하지만 불안과 공포는 엄연히 다르다. 공포는 바로 지금 당장 실재하는 진짜 위험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이지만 불안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나 통제하지 못하는 사건에 대한 염려, 즉 잠재적 위험에 따른 반응이다.

문제는 불안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데 있다. 불안에 따른 신체적 증상은 쉽게 인지하는데 불안 때문이라는 것을 모른다. 숨이 가쁘거나 어지럽거나 온몸이 긴장되거나 배탈이 나거나 가슴 또는 머리에 통증이 있거나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있다면 불안이 원인일 수 있다.   

근심 걱정이 가득하고 불안할 때면 호흡이 짧아진다. 수시로 심호흡하는 연습을 하면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쉬고 입으로 길게 내쉬면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혀 스트레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호흡을 하면서 몸의 변화에 집중하면 숨을 자신이 통제함으로써 얻는 안정감도 느낄 수 있다. 

걱정과 불안이 생겼을 때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첫걸음이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을 없앨 수는 없다. '내가 지금 불안한 상태구나'라고 인지하고 나아가 무엇 때문에 불안한 것인지 알아차리려 노력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주의를 집중해보자.  미래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예상할 수 있다면 불안을 덜 수 있다. 우리는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고 느낄 때 불안과 걱정은 물론 통증까지 감소한다. 뇌의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활동이 강화되면서 우울감을 덜어낼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불안을 줄이고 뇌 활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불안은 주로 일어나지 않은 일로 인해 생긴다. 따라서 미래가 아닌 현재에 몰두하면 걱정과 불안은 사라지게 된다. 불안을 인지하고 난 후 초점을 불안감이 아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로 옮기는 것이다. 뇌는 상황을 알아차리기만 해도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어 편도체를 진정시켜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평소에 심호흡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불안을 알아차리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 현재 일어나는 일에 몰두하면 여러분이 가진 불안의 크기가 한층 작아질 것이다. 

※ 참고자료: 『우울할 땐 뇌과학(심심, 2018)』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은영 칼럼니스트는 국제뇌교육대학원 석사를 취득한 국가공인 브레인 트레이너이다. 일류두뇌연구소 대표이자 온라인 프로그램 ‘체인지U 스쿨’을 운영 중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발행하는 뇌교육 전문 잡지 『브레인』의 칼럼도 쓰고 있다. 뇌교육과 부모교육 전문강사로 15년 동안 교육 및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글쓰기, 책쓰기, 습관코칭, 감정코칭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리는 중이다. 저서로는 『일류두뇌』 『당신의 뇌를 바꿔드립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고 싶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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