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꿔 나간 12명의 매혹적인 반전

[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이 책 『최준영의 교과서 밖 인물 연구소(EBS BOOKS, 2023)』는 위인전을 좀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이들을 위한 최준영 박사의 초대장이다.

이 책은 우리가 위인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케케묵은’, ‘답답한’, ‘뻔한’ 등의 이미지를 배제했으며,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에 큰 변화를 가져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뽑았다. 작가는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위인은 우리의 삶을 바꿔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반전과 열정으로 세상을 뒤바꾼 이런 위인 12명을 만나 볼 수 있다.

△ 잊히고 감춰진 여성들의 이야기

우리에게 단순히 ‘간호사’라는 이미지로 크게 자리 잡고 있지만 통계학자이면서 뛰어난 경영 능력을 갖춘 인물,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시대에 맞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고 탁월한 능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인정받아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 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장애 극복의 대명사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인물,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로 만들어진 삶을 살았지만 사실상 사회주의자로 사회의 변화를 꿈꾸며 선구자적인 노력을 했던 헬렌 켈러.

아름다운 외모와 여배우로 기억되고 있지만 발명가로서 기술 발전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로, 현대 우리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와이파이를 발명한 천재 과학자 헤디 라마.

수학을 잘했던 학생이 워킹맘에서 비행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인류의 달 착륙을 성공으로 이끈 마거릿 해밀턴.

최초의 컴파일러를 개발하고 컴퓨터의 오작동 “프로그램 버그” 개념의 창시자 그레이스 호퍼. 작가는 이들을 통해서 잊히고 감춰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포기할 줄 모르는 열정의 이야기

보통 페니실린 하면 누구나 플레밍을 생각하지만, 그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해 박테리아로 인한 질병 치료를 가능하게 해 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공헌한 페니실린의 실제 아버지 하워드 플로리.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잘못된 이론을 고수해 러시아의 농업과 유전학을 후퇴시킨 생물학자 트로핌 리센코.

나치에 협력하여 유대인과 폴란드인 학살에 관여하였으나 우크라이나 열렬한 독립운동가이기도 하여 자국 내에서도 극과 극의 평가가 달리는 스테판 반데라.

프랑스 파리의 상징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에펠탑의 설계자이자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내부 철골 구조물을 만들기도 한 프랑스의 토목공학자인 귀스타브 에펠.

수확량이 많은 밀 품종을 개발해 수많은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노먼 블로그.

노예로 태어나 엄청난 시련과 인종차별을 겪으면서도 배움에 대한 끈질긴 노력으로 농업 연구에 평생을 바친 땅콩맨 조지 워싱턴 카버.

여우 가축화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유전학계를 놀라게 한 은여우 프로젝트의 주인공들인 드미트리 벨랴예프와 류드밀라 트루트. 이들의 포기할 줄 모르는 열정의 이야기 또한 읽을 수 있다.

역사를 바꿔 나간 12명의 위인은 과연 어떤 열정과 반전을 가지고 세상을 바꿔 나갔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열어보길 권한다. 현대적 시각에서 인종 및 성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이 책은 단순히 역사 속 인물의 성공 스토리에만 집중하지 않고 균형 있는 시선으로 접근하여 청소년이 인물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도 함께 알아가는 즐거움을 줄 것이다.

■ 작가 소개

-최준영 : 어릴 때부터 주의가 산만하고 한 가지 일에 집중을 잘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학창 시절을 보냈고 뒤늦게 산만함이 아닌 다양함과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으로 평가받게 되면서 인생의 오묘함을 체험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배우기 시작해 환경, 에너지, 도시계획, 기후변화, 국제 관계 등 상관없어 보이는 다양한 분야로 지식의 범위를 넓히는 것을 즐거움으로 생각하면서 현재 법무법인 율촌에서 전문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 책 속으로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헬렌 켈러는 한없이 지고지순하고 성스러운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지만 사실 그녀도 평범한 사람이고, 평범한 여성이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 역시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 낸 것이기도 해요. 헬렌 켈러도 평범한 여자들처럼 이성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헬렌 켈러는 “젊은 남자들의 냄새에는 물, 불, 폭풍, 바다와 같이 뭔가 마음을 흔드는 본질적인 게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내가 누군가를 볼 수 있다면 첫 번째, 일단 결혼부터 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헬렌 켈러는 결혼을 꿈꿨지만,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인 결혼이 그녀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녀는 유명 인사로 후원금도 많이 들어오고 경제적인 부족함도 없으니 결혼을 할 수 있었을 거로 생각했지만, 그녀에게 결혼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헬렌 켈러>

“그의 이론에 따라서 여러 가지 품종, 농법들이 개발되고 소련의 많은 지역이 새로 개간되어 파종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역시 기대했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대실패를 겪게 되죠. 이 정도면 리센코의 주장이 문제가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어요. 우리는 업적을 남긴 위인들의 이야기는 반복하여 되새기고 학습하지만, 잘못되고 나쁜 일을 저지를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꾸 묻어 버리고 지워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러한 잘못들을 정확하게 알고 앞으로 더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입니다. 한 사람의 잘못된 주장과 믿음으로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소련에 큰 희생을 안겨 준 리센코로 인하여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트로핌 리센코>

“많은 사람이 프랑스 하면 역시 파리에 있는 에펠탑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렇죠. ‘프랑스’ 하면 ‘에펠탑’이죠. 그런데 이 에펠탑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진 것일까요? 많은 사람이 에펠이 그냥 그 동네 이름이었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에펠’은 탑을 만든 사람의 이름입니다. 만든 사람의 이름을 따서 붙인 거예요. 정식 이름은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입니다. (...) 돈도 많이 벌고 명성도 얻게 된 에펠은 미국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미국에서는 다리를 만든 건 아니고 어떤 조형물 제작에 참여하게 되는데요. 이것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 뉴욕을 상징하는 큰 존재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바로 ‘자유의 여신상’입니다. 이 자유의 여신상을 당연히 미국에서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프랑스 국민이 돈을 모아서 만들어 미국 국민에게 전해 준 선물이에요.”<귀스타브 에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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