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장한별 칼럼니스트] 어느 기업이든 고객이 있어야 성과가 있고, 그 성과가 매출로 연결이 된다. 성과가 있으려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고 고객의 만족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뛰어난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와 서비스 매너를 위해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진행하고,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서비스 현장에 투입이 된다. 서비스 현장에 투입된 직원들은 다양한 목표와 사명감으로 고객 만족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성과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간호조무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교육을 진행했던 날이다. 한창 강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간호조무사 중 한 명이 조용히 다가와 “강사님, 물어볼 것이 좀 있어요.”라며 말문을 텄다. 이야기인즉슨, 어느 날 갓난아기를 데리고 온 고객이 아기 분유를 챙겨 오지 않아 병원에서 아이 분유를 타서 먹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분유를 먹은 이후 아이가 설사를 했다며 다시 찾아와 컴플레인을 했다.

그 간호조무사는 선의로 아이의 분유까지 타서 먹였는데 무조건 병원 탓이라며 따지고 드는 고객이 야속하고 속상했다. 고객에게 사과하고 분유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보여주고 증명까지 했는데 아이 엄마는 화를 참지 못해 끝까지 생떼를 쓰고 돌아갔다. 그 간호조무사는 이런 상황에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간호조무사의 입장이라면 당황스럽고 속상했을 것이다. 선의로 아이의 분유를 타서 줬는데 무조건 병원의 탓이라며 컴플레인을 해오니 말이다. 그러나 내 아이가 병원에서 준 분유를 먹고 설사를 하면 어떻게 했을까? 나라도 병원에 뛰어가서 컴플레인 했을 것이다. 아이가 아픈데 가만히 있을 부모는 거의 없다. 내가 아이 엄마였다면 분유가 잘못된 건지 확인해 주는 것과 함께 속상한 마음을 공감해 주고 이해해 주길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병원 측은 분유에 이상이 전혀 없다고 확인시키며 잘못이 없다고 변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간호조무사는 분유에 이상이 없는 것 까지 확인시켜 주며 나름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응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고객 서비스는 무작정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서비스를 해야 한다. 분유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확인과 동시에 고객의 마음을 공감해 주고 달래 주는 것이 효과적인 서비스다. 위 사례와 같은 상황에서는 우선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 효과적인 서비스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병원의 입장만을 내세우거나 변명을 먼저 늘어놓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고객은 일을 잘하는 직원을 원하지만 진심 어린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주어진 일만 잘하는 직원은 원치 않는다. 분유에 문제가 없는 것을 재빨리 확인시켜 줌과 동시에 격앙된 고객의 마음을 진정시켜 주고 마음을 읽어 주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졌다면 좀 더 성과 있는 서비스가 됐을 것이다.

병원이나 식당을 가면 직원들이 분주하게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고객은 분주한 직원의 모습에 신뢰를 잃거나 마음이 상하는 경우가 많다. 식당에 가서 반찬 리필을 위해 직원을 부르면 “네, 알겠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대답만 하고서는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고 분주하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직원의 입장에서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바쁘게 일하고 있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대답만 하고 제대로 응대해 주지 않는 직원의 모습에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직원이 열심히 일을 한다는 것은 고객의 요청을 뒤로 미루고 자신의 할 일을 빨리 해내는 것이 아닌, 고객이 필요할 때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물론 일이 너무 바빠서 고객을 돌아볼 시간이 없을 수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고객이 직원을 불렀을 때 아주 잠깐이라도 눈을 맞추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줘라. 잠시 기다리라는 말만 믿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고객이 생기지 않게 말이다. 잠시 기다리는 시간 동안 고객은 그 식당을 떠날 준비를 할지도 모른다.

고객과 눈을 맞추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 까지 7초에서 길어도 15초면 충분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7초를 투자하지 못해서 고객을 영원히 떠나가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서비스를 열심히 한다는 것은 접시를 나르고 주문을 넣고, 음식을 내주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잘 들어주고 고객이 대접받고 있는 느낌을 받도록 해 주는 것이 먼저다.

※ 참고자료 : 장한별의 『기적의 7초 고객서비스 : 마케팅 고수에게 배우는 고객 서비스 전략의 모든 것(위닝북스, 2017)』

 

장한별 칼럼니스트는 관광경영학 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CS(고객만족)와 소통교육을 진행하는 프로커뮤니케이션 대표다. 한국강사플랫폼과 강사 소통공간 ‘한강숲(한국강사들의 성장 숲)’도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코리아 2019』(공저), 『기적의 7초 고객 서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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