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국내 최초 교육 문화 디자이너, 한국문학창작소의 이예은 강사를 만났다. 이 강사는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다. 현재는 강사로 활동하며 초·중·고등학생 대상의 진로와 취업 강의, 성인 대상의 ‘인지 글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인지 글쓰기’는 어떤 사건에 대해 자신이 느낀 감정, 생각 등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왜곡되게 바라보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글쓰기 이다. 이를 통해 상황을 잘 인지 하게 되고, 자신과의 소통, 타인과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많이 도움이 된다고한다. 이 강사를 만나 ‘인지 글쓰기’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Q. 강의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회사의 팀장으로 일하면서 “99퍼센트 이상” 관계 갈등으로 퇴사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한 갈등을 저도 실제로 겪었고, 이러한 갈등이 실제 기업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소통을 돕는 강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인지 글쓰기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성인 대상의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강의 분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제 강의 분야는 <인지 글쓰기 프로그램>입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의 직면”이 목적인 글쓰기입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감각으로 받아들여지는 여러가지 정보, 과거에 유사한 경험들의 축적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거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실에 대한 ‘왜곡’이 일어나게 되죠.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어떠한 왜곡을 한다.”라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무언가 내가 틀렸다는 느낌을 받는 것 자체가 무척 불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방어기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자신이 이기적으로 보이거나 욕구가 있어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오히려 공격적으로 굴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이 왜 불편한가?”에 대해 계속해서 직면하지 않으면, 관계에서의 어려움은 커져 가고, 갈등이 잦아지게 됩니다. 가까운 가족에서부터 자신이 일하는 조직,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인지 글쓰기 프로그램>은 기업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MZ를 비롯한 세대 간의 갈등, 조직 내 다양한 이해 및 여러 관계 갈등 등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인지”를 철학, 심리학에서 다루는 이론에서만 다뤄버리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반대로 그저 어떠한 이론적 배경 없이 활동만 진행되게 되면, 오히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거지. 너는 틀렸어.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쉽지만 이해하기 쉬운 이론적 배경과 더불어 그 이론을 쉽게 자신의 경우에 적용해볼 수 있는 적절한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글은 바로 전에 내가 쓴 문장을 여러 번 읽어 보고, 스스로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진짜로 내가 “인지”하기 싫은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불편할 수 있고, 어떨 때는 불쾌할 수 있지만, 이처럼 자신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인지하고 있는가를 자각하는 것부터가 바로 “소통의 시작”이 됩니다.

[사진출처=이예은 인스타그램]
[사진출처=이예은 인스타그램]

Q. 강사로서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기업을 비롯한 어떠한 공동체든, 그 규모에 상관없이 사실 그 규모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듣기 싫은 소리’를 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어떨 때는 생기지 않았으면 좋을 관계 갈등들이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갈등을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느낌으로 가는 것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그 갈등을 역으로 이용하여 ‘우리가 앞으로 잘 소통하기 위해 알아가야 할 실마리들’이라고 바라 볼 수 있는 계기를, 강의를 통해 알려드릴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Q. 강의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째, ‘이 강의를 하기 위해 스스로 얼마나 많은 질문을 던졌는가?’입니다. 강의를 하면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데, 그 영향에 대해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혹여나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전문적인 지식이나 여러 강의 기술을 가지고, 강사를 더 돋보이게 하는 강의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부족할 수 밖에 없고 물론 완벽할 수 없지만,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교육생들이 던질 수 있는 질문을, 미리 생각하고 거기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강사가 얼마나 무용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강의를 듣는 사람과 강의를 하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이렇게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역동적으로 강사가 하는 약간의 이론 이외에도 배경적, 경험적, 환경적으로 더 많은 경우를 알고 있는 분도 계시고, 더 세심하고 구체적으로 아주 미세한 선까지 잡아내실 수 있는 분도 계시고, 강사가 보지 못하는 사각 지대까지 보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이 강의를 듣고만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셋째, ‘피드백을 적극 듣기 위해 노력’합니다. 강사로서 참으로 귀에 달콤한 말은 어쩔 수 없이 ‘칭찬’입니다. 칭찬은 달콤한 말이기 때문에 잘 먹히고, 계속 먹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태해지기 쉽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피드백을 듣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특히 이렇게까지 대놓고 좋지 않은 평을 한다고 하면, 기분은 물론 무척 좋지만은 않지만, 매우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그 이야기 중에는 반드시 제가 놓치고 가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Q. 강사로 활동하며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가요?

강사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이 가끔은 무거울 때가 있습니다. ‘정말 이 강의를 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설 때마다 가슴이 서늘할 때가 있습니다. 열정이 넘친다고 해도 그 모든 열정이 어떤 때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이 강의가 정말로 기업에게도, 조직에게도,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독한 책임감을 오히려 제 자신에게 부여합니다.

‘도대체 왜 그 정도의 책임감을 가질 정도의 위치도 아닌데 가지냐’라는 말을 들을 만큼, 힘들고 고민이 많지만, 오히려 그 무거운 책임감이 저의 원동력이 될 때가 많습니다.

[사진출처=이예은 인스타그램]
[사진출처=이예은 인스타그램]

Q. 저서가 있으시다면 소개바랍니다. 앞으로 책을 출간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인지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반인 분들을 대상으로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소재로 한 <가장 들키기 싫은 꽃, 수치심> 이라는 책(공저)을 오는 9월에 출간 예정입니다.

‘어떤 경우에 가장 인지하기 힘들까’를 고민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 여러 상황이나 사람, 환경은 바뀌지만 근원적으로는 수치심을 느낄 때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자기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강제로 발가벗겨지는 기분이 들 때, 우리는 그 수치심을 빠르게 외면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그런 감정을 체계적으로 차근차근 인지하는 과정을 담았고, 여러 각색이 아니라 실제 다양한 배경, 환경, 연령대에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라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인지 글쓰기 프로그램>은 총 48시간 프로그램이지만, 여러 기업과 조직, 상황에 따라 맞춤형 교육으로 기획해서 진행도 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소통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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