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실험 통해 글 읽기와 영상 보기의 차이 드러나
-배경지식이 많으면 어른보다도 어린이의 문해력이 더 뛰어나?
-야구 배경지식이 없는 성인과 리틀 야구단 아이들의 문해력 시합 결과 공개
-빨리 읽으면 글의 이해도 떨어져. 속독과 정보의 이해도에 대한 실험 결과 밝혀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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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EBS 다큐멘터리 K <책맹인류>가 흥미로운 실험과 프로젝트를 통해 읽기의 중요성과 어떻게 하면 읽기를 잘할 수 있는지 그 비밀을 밝혔다.

지난 30(수) 방송된 다큐멘터리 K <책맹인류>에서는 뇌 과학과 인지 과학의 관점에서 읽기의 비밀을 밝히는 내용이 방송됐다. ‘국민 과학자’라 불리는 전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이 프리젠터로 참여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읽기’가 뇌에서 어떠한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지, 어떻게 하면 읽기를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 등을 과학적으로 살펴봤다.

이날 방송에서는 읽기를 위해 뇌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소개하는 것과 함께,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려도 글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 배경지식이 문해력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성인과 어린이의 특별한 시합, 읽는 방식과 읽기 속도에 따른 이해도 분석 실험 등 과학적 분석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읽기의 비밀을 밝혔다.

△ 잘 읽기 위해선 배경지식이 풍부해야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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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야구를 전혀 모르는 성인과 리틀 야구단원 아이들이 벌인 기상천외한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성인 10명과 어린이 10명은 3분간 야구 경기의 한 부분을 묘사한 글을 읽고 이를 재현하는 실험에 참가했다.

성인 두 팀, 어린이 두 팀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한 결과, 성인 팀들은 글의 내용을 10% 정도만 이해하거나 내용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글을 재현하는데 10분 이상이 소요됐다.

반면 어린이 팀은 글의 90% 정도를 이해하고 대부분의 내용을 기억했으며, 재현하는데 1분 정도의 시간만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배경지식이 읽기에 큰 영향을 끼치며, 배경지식의 부족은 어휘력 부족과 연결되어 읽기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버지니아대학교 대니얼 윌링햄 교수는 독해력, 언어 이해력 모두 사전 지식 또는 배경지식에 의존하게 된다며 배경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아이들을 유창한 독자로 만들기 위해 학문 전반에 걸쳐 폭넓은 지식을 습득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빨리 읽을수록 글의 이해도 떨어져?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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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읽기의 적정 속도에 대한 실험 결과도 공개했다. 31명의 참가자에게 일반 읽기 방식과 빠른 글 읽기 방식으로 글을 읽게 한 뒤 텍스트 처리 양상을 분석한 결과, 빠른 글 읽기 방식으로 읽는 경우에는 글 읽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지만, 글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해도 테스트에서 일반 글 읽기로 읽었을 경우 정답률이 79%였지만, 빠른 글 읽기로 읽었을 경우에는 정답률이 70%로 떨어졌다. 특히 추론해야 하거나 회상해야 하는 경우에는 문제점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참가자들 또한 “빨리 지나가는 문장들을 빨리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답이 맞는지 아닌지 헷갈렸다”, “모든 문제나 내 기억 자체에 자신감이 없었다. 이해 능력은 확실히 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 독서 VS 애니메이션, 비교 실험을 통해 살펴본 읽기의 가치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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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문학 작품을 책으로 읽는 것과 애니메이션으로 시청한 후 결과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해 독서가 어떠한 가치를 갖는지 보여줬다. 부인초등학교 5학년 한 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편 소설<나무를 심은 사람>을 책으로 읽는 그룹과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그룹으로 나눠 작품을 감상한 뒤, 특정 장면을 자유롭게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

실험 결과 책으로 작품을 접한 아이들은 작품의 제목과 주요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반면, 애니메이션으로 작품을 접한 아이들은 제목과 특정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애니메이션으로 작품을 본 아이들은 자신들이 본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는 경향이 있었고, 책을 읽은 아이들은 다양하고 더 풍부한 그림을 그렸다.

위스콘신-메디슨대학교 마크 세이덴버그 교수는 “우리는 왜 읽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읽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다”라며, “읽기는 여전히 유일무이한 작업으로, 우리가 글자를 읽을 때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다른 어떤 것을 통해서도 얻기 어려운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또, “아마 미래에도 읽기는 필수적일 것이고 읽기는 다른 정보와 연결되는 통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렇듯 다양한 실험과 과학적 분석으로 읽기에 관한 궁금증과 의미를 풀어낸 EBS 다큐멘터리 K <책맹인류>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 9시 55분 EBS 1TV에서 방송되며, 오는 31일(목)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책을 읽기 싫어하게 되는 이유를 살펴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는 2부 ‘초등 5학년, 왜 책이 싫어졌을까?’를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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