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학년 천 오백여 명 대상 독서동기검사 진행
-고학년으로 갈수록 읽기 흥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62%는 비자발적으로 책 읽어
-일부 권장도서, 학년별 수준보다 높은 수준 권장해 ... 오히려 독서동기 떨어뜨릴 수 있어
-학습과 성공이 목적이 아닌, 즐거움을 위한 독서 되어야 해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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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대상으로 독서동기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학년으로 갈수록 읽기에 대한 흥미도가 떨어지고, 귀찮다고 느끼는 부정적인 정서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1일(목) 방송된 다큐멘터리-K <책맹인류>에서는 한국인들이 독서량과 책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최초의 시기인 초등학교 5학년을 주목한 2부 ‘초등 5학년, 왜 책이 싫어졌을까?’를 방송했다. 방송은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전체 천 오백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독서동기검사 결과를 집중 조명했다.

△ 초등학교 고학년 62%, 비자발적으로 책 읽어

먼저 ‘학년별 읽기 흥미도’는 5점 기준일 때, 4학년일 때 3.12점에서 5학년일 때 2.95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6학년일 때에는 2.61점으로 떨어져,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 흥미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상 : 전국 초등 4~6학년 695명)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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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책 읽기를 귀찮다고 느끼는 부정적인 정서는 4학년일 때 2.34점에서 5학년일 때 2.49점, 그리고 6학년 일 때 3.02점으로 5학년부터 점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는 책을 자발적으로 읽는가?’란 문항에 읽기 동기 부족이 37.37%, 무동기가 25.25%로 전체 응답자의 62%가 자발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 초등학교 4~6학년 497명)

고학년이 될수록 독서에 대한 아이들이 느끼는 자율성 침해 정도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읽기 활동에서 자율성이 침해된 적이 있는가?’ 라는 문항에 4학년일 때 2.00이던 점수는 5학년 때 2.15점. 6학년 때 2.25점으로 높아지며 5학년부터 자율성 침해 정도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 전국 초등 4~6학년 695명, 5점 기준) 방송에서는 자율성 욕구가 좌절되는 고학년이 될수록 읽기 흥미 또한 급격하게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라고 언급했다.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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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권장을 위해 외적 보상 효과적이지 않아

방송에서는 학생들의 읽기를 독려하기 위해 ‘보상’이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진행한 실험이 담겼다.

제작진은 백운초등학교 5학년 한 교실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책을 많이 읽는 학생 3명에게 보상을 주는 ‘리딩스타’ 선발대회를 3주 간 진행했다. 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기 위해 긴 글 대신 글이 적은 책을 빨리 그리고 많이 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오래되지 않아 책 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보상을 포기하고 책을 읽는 아이들의 경우 시간에 쫓기지 않고 더 긴 글의 책을 읽거나, 즐겁게 책을 읽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아이들이 보상받기를 대거 포기한 4회차 이후로 책에 대한 흥미가 높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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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년별 권장도서가 독서 동기 감소시켜

나아가 방송은 학년별 권장도서가 아이들의 독서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학년별 권장도서 목록을 추출해 난도를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에서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책을 사회적으로 권장하고 있음이 발견했다.

3~4학년을 권장도서 중 어떤 책은 텍스트 난도가 중3 평균 문해력 수준에 달했고, 오히려 5~6학년 책보다 더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일부 권장도서의 경우 3~4학년의 평균 문해력을 갖고 있는 학생들조차 읽기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텍스트를 살펴보면 형식만 동화책일 뿐 중학생 수준의 어려운 단어가 설명 없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권장도서는 실패감만 쌓이게 해, 독서 동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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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의 수단이 아닌 즐거움을 위한 독서 이뤄져야

이 밖에도 어떻게 하면 아이의 자율성을 높이고 책 읽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지에 대한 방안도 다뤘다.

필사 과제를 수행하는데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 가치와 필요성을 미리 설명하면, 아이들이 더욱 필사에 집중하고 다시 필사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을 통해 책 읽기의 의미와 가치를 내재화 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리딩 스타’ 프로그램과, ‘즐거움을 위한 읽기’ 교육 과정을 소개해 성공과 학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즐거움을 위한 독서가 이뤄져야 함을 이야기했다.

아이의 독서 흥미도를 높일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본 EBS 다큐멘터리 K <책맹인류>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 9시 55분, EBS 1TV에서 방송되며, 오는 9월 6일(수)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모든 연령대를 만나 ‘독서인생그래프’를 그려보고 우리가 왜 읽지 않는지를 낱낱이 분석한 3부 ‘나는 왜 읽지 않는가’를 방송한다.

한편, <책맹인류> 제작진은 더 즐겁게, 더 많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31일 방송에서 사용된 읽기동기검사 홈페이지를 공개했다. 초등학교 전 학년부터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검사 후 본인의 읽기 동기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EBS 다큐멘터리 K <책맹인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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