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인간의 행복이 아닌 유전자의 이득을 따진다 
-진화의학의 아버지이자 정신장애 분야 세계적 석학 랜돌프 네스의 9부작 특강 
-정신장애의 원인과 해법을 인간 진화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  

[사진출처=EBS]
[사진출처=EBS]

[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10월 5일(목)부터 17일(화)까지 평일 밤 11시 40분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시즌3)>에서는 진화의학의 거장, 랜돌프 네스 교수의 ‘진화와 정신장애(총 9강)’ 편이 방송된다.

인류사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현대인의 정신은 안녕하지 못하다. 매일 전 세계 3억 5천만 명이 기분장애로 일상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도 우울증과 자살에 쓰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10조 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진화의학 분야의 개척자이자 정신장애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랜돌프 네스(75) 박사는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에 출연해 정신장애의 근원을 ‘생존과 유전자의 재생산’에서 찾았다. 원시시대에 인간이 위험을 피해 생존하고 자기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기 위한 ‘자연선택’이 불안과 우울, 슬픔, 수치심 등의 나쁜 감정을 느끼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즉, 진화적 관점에서 나쁜 감정은 사실 유용한 감정이었다. 과거와 현대 환경의 불일치로 인해 불안이란 감정은 공황장애, 기분 저하 등 우울증을 일으키게 됐다는 게 네스 박사의 설명이다.  

진화의 역사 속에서 감정의 기원과 정신장애를 연구해온 네스 박사는 “인간은 모두 진화를 거쳤기 때문에 감정과 정신장애를 진화적 관점으로 봐야 장애에 대한 편견과 환자 본인에 대한 자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 9편으로 진행되는 이번 강연에서는 우리에게 아직 생소한 진화의학에 대해 알아보고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섭식장애(거식증, 폭식증), 조현병과 양극성장애 등 다양한 정신장애 증상에 대한 오해와 진실도 진화적 관점으로 탐구해본다. 

-1강. 왜 질병은 없어지지 않았을까 - 10월 5일(목) 방송 

우리는 수백만 년이라는 진화의 시간을 거치며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 그런데 진화의 정점에 있는 인간은 왜 아직까지 수많은 질병에 시달리는 걸까? 왜 자연선택은 인간을 더 강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이에 세계적인 진화의학자인 랜돌프 네스는 ‘자연선택의 한계’ 때문이라고 답한다. 첫 강연에서는 “종(種)이 아닌 유전자의 이득을 따른다”는 자연선택의 원리와 그 한계를 알아보고, 인간이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6가지 이유를 들어본다. 

-2강. 불안은 왜 이렇게 흔한가 - 10월 6일(금) 방송 

최근 공황장애와 범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같은 ‘불안’에 기인한 정신장애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인간이 불안이란 감정에 유독 예민한 이유는 뭘까? 불안이라는 감정 덕분에 위험을 피할 수 있었던 원시 인류의 뇌가 ‘불안과 공포’를 빠르게 학습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불안은 인간에게 고통만을 줄 뿐인데, 네스 박사는 그 이유를 달라진 ‘상황’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불안은 여전히 정상적인 감정이라는 것. 그렇다면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는 불안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진화적 관점으로 탐구해 본다. 

-3강. 우울하면 왜 움츠러드나 - 10월 9일(월) 방송 

우리는 우울하면 행동을 멈추고 의욕을 잃는다. 왜 그럴까? 사실 멈추는 게 아니라 어디에 더 집중할지 정하는 것이다. 목표에 계속 실패하거나 경쟁에서 계속 패배할 경우 인간이 더 다치지 않도록 감정 조절 시스템을 하향 조절하는 게 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울은 진화해 왔다. 문제는 현대 사회에선 개인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우울이 되풀이 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양상도 다양하다는 것. 따라서 우울증을 증상의 개수가 아닌 개별적 증상의 의미로 봐야 한다는 랜돌프 네스. 그와 함께 우울의 기원과 그 실체에 다가가 본다.  

-4강. 우울과 자연선택 - 10월 10일(화) 방송 

우울은 언제 생겨날까? 미국의 심리학자 카버와 샤이어는 “기분을 좌우하는 요소는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속도다”라고 했다. 즉, 속도가 생각보다 느려지는 상황이 우울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선택’에 의해 우울이 그렇게 진화한 것. 때문에 네스 박사는 우울이 특정 상황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환자가 태도를 바꾸기 때문에 우울을 대안을 찾는 신호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강의에서는 목적 달성 실패, 사별 등 우울을 유발하는 다양한 상황과 그 대처법을 알아본다. 

-5강. 이타심은 어디서 오는가 - 10월 11일(수) 방송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은 ‘이타심’이다. 그렇다면 이타심은 어디서 왔을까? 20세기 대부분의 시간 동안 생물학자들은 자연선택이 집단의 이득을 위한다고 생각했다. 즉, 이타심은 집단을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선택은 집단이 아닌 개체, 즉 유전자에 유리하다”는 조지 윌리엄스의 주장은 20세기 말 생물학계의 큰 전환을 불러왔고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에 영감을 받아 <이기적 유전자>를 발표하게 된다. 이번 강의에서는 자연선택의 원리가 인간의 이타적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진화생물학의 발전 과정을 통해 살펴본다. 

-6강. 이기적 유전자를 어떻게 설명할까  - 10월 12일(목) 방송 

40여 년 전, 인간을 유전자를 나르는 로봇에 비유한 <이기적 유전자>가 세상에 나왔을 때, 랜돌프 네스 박사는 큰 충격과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이기적’이란 단어가 주는 인간에 대한 혐오 때문이다. 네스 박사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단어에 매몰될 게 아니라 선함의 기원과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기적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에 이타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진화의 역사와 다양한 이론으로 입증한다. 

-7강. 섭식장애와 중독 - 10월 13일(금) 방송 

정신장애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뭘까? 바로 섭식장애다. 먹지 않으면 굶어 죽기 때문이다. 먹고 굶기를 반복하는 폭식증도 현대인이 많이 겪는 섭식장애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중독 또한 섭식장애 못지않은 위험한 정신장애다. 중독은 학습의 산물이기 때문. 뇌가 어떤 물질에 한 번 중독되면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의지와 통제력이 있는 인간은 왜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걸까? 이번 강의에서는 현대 인류의 가장 무서운 질환, 행동 장애에 대해 알아본다. 

-8강. 조현병과 양극성장애 - 10월 16일(월) 방송 

우리는 대부분 정신장애를 유전자의 결함으로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유전자의 결함이 정신장애를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가 있다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조현병이 그렇다. 2000년대 초 조현병의 원인으로 추측되는 유전자 수십 개를 조사했으나 특정 유전자는 찾지 못했다. 조현병을 유발하는 것은 특정 변이가 아니라 유전체에 고루 퍼져 있는 수천 가지의 변이들이었다. 양극성장애 또한 유전이 아닌 감정 조절 기제의 실패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신장애의 원인과 기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진화정신의학의 최전방에 있는 랜돌프 네스가 답한다. 

-9강. 진화정신의학이란 무엇인가 - 10월 17일(화) 방송 

1970년대, 랜돌프 네스 박사는 정신의학의 세기적 발전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반세기가 다 되도록 정신의학은 한 발짝도 진보하지 못했다. 네스 박사는 그 이유를 여러 분야로 나뉘어 있는 정신의학을 하나로 통합하지 못했고 새로운 생체 지표도 없었으며, 무엇보다 의학이면 당연히 활용했어야 할 생물학적, 진화적 관점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진화의학이라는 불모지를 개척한 네스 박사로부터 정신의학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롭게 나아갈 진화정신의학의 내일에 대해 듣는다. 

<랜돌프 네스 (Randolph M. Nesse) 프로필>

-미국의 정신의학자/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진화와 의학 연구센터」 소장/  진화의학 및 진화정신의학의 개척자/ 前) 국제 진화의학 및 공중보건학회 회장/ 미국 정신의학회협회 임원/ 미국 심리과학협회 임원 

랜돌프 네스는 세계 최초로 불안 클리닉을 세운 미국의 정신의학자이자 ‘진화의학’의 초석을 다진 세계적인 석학이다. 1980년대에 진화생물학에 눈을 돌린 그는 이후 진화적 관점으로 의학을 연구해오다 최근에는 진화의 역사 속에서 발전해 온 감정의 기원과 정신장애를 탐구하며 ‘진화정신의학’의 기틀을 공고히 했다.

현재 네스 박사는 애리조나주립대학 ‘진화와 의학 연구센터’ 소장과 국제 진화의학보건학회 회장, ‘진화와 의학 리뷰’ 편집위원을 맡으며 진화의학·진화정신의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저서로는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인 조지 윌리엄스(George C. Williams)와 함께 쓴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Why We Get Sick’>, <이기적 감정 ‘GOOD REASONS for BAD FEELING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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