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온 발열체 세라믹 히터의 기술 국산화를 위한 기업가의 도전기

[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평범한 연구원에서 세계적인 강소기업을 일구기까지의 도전기를 담은 『별난 대표의 경영 일지(새라의숲, 2023)』의 저자인 (주)위너테크놀로지 한동빈 대표를 만났다.

한 대표는 연세대학교 세라믹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클렘슨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부품 소재의 국산화’를 꿈꾸며, 1997년 (주)위너테크를 설립하며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2008년 오랜 숙원인 초고온 발열체의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2015년 1백만 불 수출의 탑 수상에 이어 7년 뒤에는 3백만 불 수출의 탑을 받았고, 독보적 기술을 가진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2년 정밀기술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 2016년 제품기술 부문에서 국무총리 표창, 2017년 세라믹산업기술상, 2019년에는 대한민국 신성장 부문 최우수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한국세라믹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강소기업협회 부회장과 한스엔터프라이즈 회장 및 인코칭 전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열처리 설비에 사용되는 초고온 발열체를 제조하는 부품소재 소기업 대표 한동빈이라고 합니다. 1980년 재료분야 공부를 시작으로 지금껏 44년차 한 분야를 지켜오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10여년 전 부터는 자문과 멘토링을 조금씩 하다가,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코칭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비즈니스 및 라이프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별난 대표의 경영일지』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집필계기는 무엇이고 어떤 분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이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는 제가 생각하는 경영인의 모습을 좀 더 넓게 전하고 싶어서 입니다. 그리고 예비 창업자나 기업을 운영 하고 있는 기업가들을 위한 지침서이기도 합니다. 비록 작은 소기업이긴 하나 지금까지 26년 정도 사업을 하면서 많은 대표님, 회장님들을 뵈었지만 너무 아쉬운 점들이 많더라고요.

장사꾼으로 돈을 벌고 회사가 커지면 사업가로 이미지 변신, 갑의 행태로 군림하는 타입, 매너 없는 모습, 단 돈 1원도 안 쓰는 구두쇠 회장님 등 존경할 만한 분들을 많이 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외형도 중요하지만 내실도 중요한, 작지만 내실 있는 사업가들이 우리나라에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집필 계기이기도 합니다. 매출과 외형 규모로 줄 세우는 현실에서 제 외침이 미약하겠지만 몇몇 기업인이라도 같은 생각으로 경영하기를 바라봅니다.

Q. 『별난 대표의 경영일지』 소개 해주세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회사를 운영하면서, 경영자의 위치와 리더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면서 저만의 경영 철학을 정립해나가는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저희보다 더 큰 회사에 더 좋은 복지제도,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좋은 회사들이 많지만, 적어도 우리 회사처럼 소규모 기업에서도 얼마든지 대표와 직원들이 상생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회사에서 조직원들을 위해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한다면, 직원들과의 동반성장의 첫 걸음을 걷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음에 좀 더 벌면 해줄께’는 ‘그냥 안 해주고 싶어’라는 핑계일 뿐입니다.

Q. 사업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많으셨을텐데, 어떻게 마인드컨트롤 하셨나요?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스타트업의 서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샘플로 나온 제품을 들고 유럽의 업체를 찾아갔을 때, 차 한 잔 얻어 마시지 못하고, 샘플을 두고 나오는 길이 다반사였죠. 그 서러움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잃을게 없다’는 생각으로 그 지난한 시간을 버텼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 샘플을 받고, 회사 연구실에서 테스트를 여러 번 했다고 하더군요. 타 기업과 비교하여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었는지, 유럽에서 조금씩 주문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이 일을 통해 내가 무엇을 보완해야할까?’를 고민하고 한 걸음 내딛었던 것 같아요. 이왕 일이 그렇게 된 것 바꿀 수 없잖아요. 그래서 내가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를 더 고민했던 것 같아요.

Q. 대표님의 경영철학은 무엇이고 어떻게 실천하고 계신가요?

저의 경영철학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반성장입니다. 그리고 사업이 100년, 200년이 지나도 계속 대물림 될 수 있는 ‘지속 성장’이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큰 돈을 버는 사업보다, 오랫동안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그것이 ‘기술 개발’이라고 생각했고, 지금의 (주)위너테크놀로지가 있게 된 핵심입니다

신뢰는 고객사에 대한 신뢰와 직원들에 대한 신뢰로 말 할 수 있는데요, 고객사에게는 최고의 기술과 애프터서비스로 대응하고, 직원들에게는 그들의 의견을 믿고 지지해주며, 다양한 복지 혜택을 지원해줍니다. 오늘날 제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덕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복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회사가 적자일 때조차 창업 당시의 ‘자녀의 대학 학비 지원’ 약속을 지켜냈고, 직원들의 교육비(대학, 대학원)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매년 두세 차례의 유럽 출장길에 생산직 직원까지, 비즈니스 클래스석으로 함께 동행 합니다. 그러면서 직원들과의 동반성장을 이루고, 신뢰를 쌓고 있습니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임직원과의 유대감과 회사를 향한 애사심을 얻을 수 있다면, 그 결과는 예측불허하죠. 제가 생각하는 대표는 조직 내 불평과 불평등을 최소화 하는 사람입니다.

Q. ‘신뢰경영’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2019년 1분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독일 업체에 보낸 제품에서 불량이 발견되었다는 연락이 왔어요. 한 달 동안 제작해 배송한 물량이었는데(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원 규모), 그 중 40퍼센트 정도가 파손되었죠. 확인해보니 배송 상황에서 충격이 가해 히터에 금이 간 것이었는데, 선적 후, 다시 내려서 고객사까지 배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했을 텐데, 정확한 원인은 어느 과정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죠.

그때 저희 직원들과 긴급회의를 했고, 적지 않은 적자를 감수해야 했지만 ‘주문한 물량 전체’를 긴급하게 제작해 항공편으로 독일 업체에 재배송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직원들이 다시 수고를 해야했지만 기꺼이 해준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받은 독일 업체는 생각하지 못한 우리의 대처에 감동을 받았는지, 지금은 우리 회사의 주요 고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에 있는 고객사들에게 특히 저희 회사 신뢰 평가 점수가 100점 만점에 95점이라고 하는데요, 이 모든 것이 우리 회사 임직원들의 수고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Q. 사업 준비 또는 시작하신 분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사업을 시작하기 전 예산을 세울텐데, 계획한 예산의 3배 돈이 준비되면 해보세요. 사업을 하다가 자금이 부족하면 은행에 돈을 빌리고, 지인에게 빌리고, 정부 지원금을 받고, 매출로 운영하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다들 자기 일에 자부심과 확신으로 시작하죠. 그리고 외형키우기에도 급급하죠. 그래야 대접을 받는 사람이 된다고들 알고 있어요. 저는 ‘사업이 지속성이 있는가’를 제일 중요한 점이라 말해주고 싶습니다. 무엇이든지 카피되지 않은 핵심은 있어야죠.

Q. 코칭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코칭 분야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어야겠단 생각은 창업 때부터 해 왔습니다. 자문을 받고 싶었을 때가 많았는데, 잘 아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경영컨설턴트들도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은퇴자로 중소기업 창업이나 자가 경영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업을 하는 사람들, 또는 그 누군가에게 ‘말 벗만 되어줘도 힘이 될 것이고 경험에 의한 공감이 된다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코칭이란 ‘질문’을 바탕으로 한 또 다른 소통의 기술임을 알고 공부하고 있어요. 저의 비즈니스 실무 경험을 통해 제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코칭을 시작했고 지금도 같은 마음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제가 없어도 직원들이 잘 꾸려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화를 해놓은 것 같아요. 그 남는 시간을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코치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이고, 삶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강의(리더십, 비즈니스 강의 등)도 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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