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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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안상현 기자] 격랑의 현대사를 주도해온 베이비부머 세대는 노년의 라이프 스타일에서도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자기 해방의 스토리텔링부터 성장 마인드셋까지 품위 있는 나이 듦을 위한 ‘전환의 기술’.

사회학자 김찬호가 삶의 전환점(60세!)을 지나면서 펴낸 첫 노년 에세이 『베이비부머가 노년이 되었습니다(날, 2024.02.15.)』. 인간의 생애 경로와 나이 듦에 대한 수많은 강연과 글쓰기를 해온 저자가, 그간의 앎과 베이비부머 세대 당사자로서의 삶을 농축해 마흔 개의 단어로 풀어냈다.

스토리텔링, 눈물, 망상, 응시, 줏대, 경청, 탐구, 복지, 유산, 후회….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면 꼭 알아야 할, 우리의 인생 후반전을 지켜주는 열쇳말들이다.

베이비부머는 누구인가. 이들은 전쟁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던 즈음에 태어나 보릿고개의 끝자락을 맛보면서 비약적인 경제성장의 시기에 유년기와 청년기를 통과했다. 기성세대의 권위를 부정하면서 자기들만의 정체성을 1970년대 청바지와 통기타의 대중문화로 구현했으며, 1980년대에는 젊은이의 저항의식과 패기로 민주화를 이뤄냈고 정치적 실세가 되었다.

독재정권의 탄압을 받았지만 번영의 결실을 가장 많이 누렸고, 그 절정기에 IMF 금융위기로 큰 위기를 맞았지만 일부는 정보화와 벤처 열풍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지금 어떤 삶의 자리에 놓여 있는가. 다가오는 미래는 무엇인가. 많은 이들이 현역에서 물러나 노년층으로 편입되어가는 단계에서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상 초유의 스피드로 진행되는 고령화 속에서 수명은 자꾸만 길어지는데, 그 ‘여생(?)’에 대한 밑그림은 좀처럼 그려지지 않는다.

참고할 만한 모델도 마땅치 않다. 윗세대와 차별화된 문화를 누리며 청년기를 보냈듯이 노년기에 들어서면서도 전인미답의 길찾기를 해나가야 할 처지다. 현대사의 큰 변화를 주도해온 베이비부머는 과연 노년의 라이프 스타일에서도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손녀와 생애의 마침표에 다가가는 아버지 사이에 내 삶이 놓여 있다. 100년의 시간표에서 나의 위치를 가늠해본다. 손녀가 아득한 과거라면, 아버지는 머지않은 미래다. 산술적 나이로 보아 지금의 나는 아버지 쪽에 가깝거니와, 왕성한 활동기가 지나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는 그동안 해온 일들을 잘 매듭지어야 하는 시기다. 이른바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늘어나는 수명에 비례해 그 거리가 자꾸만 길어진다.” - 본문 중에서

저자 김찬호는 사회학자, 문화인류학자, 성공회대학교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사회학을 전공하고 일본에서 마을 만들기를 현장 연구하여 박사논문을 썼다. 대학에서 문화사회학과 교육학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대학 바깥에서 평생학습, 자녀 양육, 교사의 정체성, 다문화 사회, 노년의 삶, 마을공동체 등 여러 주제로 강의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모멸감》 《눌변》 《유머니즘》 《돈의 인문학》 《사회를 보는 논리》 《문화의 발견》 《생애의 발견》 《교육의 상상력》 《대면 비대면 외면》 《선배 수업》(공저) 《생애 전환 학교》(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공역) 《작은 인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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