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학자 최재천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발족’
-과학자 김상욱, 서양 고전학자 김헌 등 철학·과학·문학·경제학·사회학·예술 6개 분야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사조의 전환을 일으킨 100책 선정!

[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EBS는 인구절벽과 독서율 저하, 학력 격차 등 대한민국이 당면한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출생 극복, 독서진흥, 교육혁신’을 2023년 3대 추진 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특히 독서율 저하는 문해력 부족과 사회적 소통 단절로 이어지고 있어 시급한 문제로 보고, 각 분야 석학 11명으로 구성된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위원장 최재천)를 2023년 2월 발족했다.

위원회에서는 ‘역사를 바꾼 책, 사조(思潮)의 전환을 일으킨 책, 학제적 의미를 갖는 책’이라는 기준에 따라 100종을 선정해 발표했으며 이번에 나온 『역사를 바꾼 100책』은 추천도서에 대한 해설을 모은 책이다.

△ 현대적 관점으로 과학, 예술, 경제학 분야를 보완한 리스트

다양한 곳에서 선정한 기존의 추천도서 및 고전 리스트를 보면 비슷비슷한 책들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대개 ‘고전’이라고 하면 갖는 선입견도 있겠지만 이미 고전으로 자리 잡은 책의 아성을 깨트리기 쉽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추천도서 리스트는 독서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리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

EBS BOOKS에서 펴낸 『역사를 바꾼 100책(EBS BOOKS, 2024)』의 차례를 보면 낯설게 느껴지는 제목이 곳곳에 보인다. 산업혁명 이후 세상을 바꾼 학문은 누가 뭐라고 해도 과학과 경제학이며, 인터넷이 완전히 자리 잡은 현대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예술이다. 특히 이 세 분야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 특징인데, 독자는 연대순으로 소개한 이 책을 통해 인간 지성사의 변화를 통찰하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 41명이 공동 집필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를 포함한 총 41명의 공동 집필진이 눈에 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위원장으로, 고전학자 김헌, 과학자 김상욱, 철학자 조대호 교수 등 학계에서 명망이 높고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석학들이 다수 참여했다. 문해력 향상과 독서율 제고를 위해 선정 도서가 다소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가능한 쉽게 해설함으로써 독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사진출처=EBS]
[사진출처=EBS]

■ 머리말 _ 최재천(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위원장)

“그동안의 고전 목록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인문 관련 책 위주로 구성됐다.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가 밝혀지는 바람에 유용성 차원에서 자유롭지 못한 과학책들은 너무나 쉽게 탈락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의 목록에서 과감히 탈피해 학문의 흐름을 재설정하거나 대중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업적에 초점을 맞췄다. 흔히 서양 고전으로 떠받드는 책들은 대개 그리스와 로마 두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동양 고전의 축은 단연 중국이다. 우리는 좀 더 다양한 문명을 들여다보려 노력했다. 새 시대에 걸맞은 참신한 목록을 작성했다고 자부한다. 그 어느 때보다 창의성이 요구되는 요즈음, 역사와 사고의 흐름을 바꾼 책들에 파묻혀 보시기를 권유한다.”

■ 지은이 소개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독서율 저하에 따른 문해력 부족과 사회적 소통 단절을 해소하고자 2023년 발족한 위원회. 철학•과학•문학•사회학•경제학•예술 6개 분야의 학자 11명으로 구성됐다. 『역사를 바꾼 100책』을 선정하고 30명의 공동 집필진과 이 책을 썼다.

■ 책 속으로

"『도덕경』은 5000여 자의 분량으로 되어 있으며 운문으로 된 철학시의 특성을 지녔다. 이처럼 노자는 그리 많지 않은 분량으로 시대의 문제를 포착하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탁월한 시인이자 철학자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p.46 『도덕경』

"그(헤로도토스)의 한계와 가치를 균형 있게 볼 필요가 있는데, 그가 있었기에 그의 한계를 넘어서 좀 더 사실에 충실하고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역사를 기술한 투키디데스가 나왔다고 할 수 있다. 현대적 개념의 역사에 가깝게 펠로폰네소스 전쟁(기원전 431~기원전 404)을 기록한 투키디데스는 헤로도토스와 함께 높이 평가해야 할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다." p.57 『역사』

"『국가』에 담긴 플라톤의 철학은 현실에 대한 분노를 딛고 일어선 열망의 철학이다. 이 철학은 서양의 2400년 역사에서 현실에 절망하고 새로운 질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상상의 무한한 에너지를 제공했다. 이것이 『국가』가 역사를 바꾼 책인 이유다. 서양의 모든 유토피아적 정치사상은 『국가』에 대한 일련의 각주일 뿐이다." _p.62 『국가』

"‘취미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가치 체계의 붕괴를 막는 일과 같다. 1757년 출간된 데이비드 흄의 『취미의 기준에 대하여』는 분량이 많지 않은데도 영어로 쓰인 최고 미학 원전이라는 칭송을 듣는다. 미적 가치에 대한 흄의 물음과 성찰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_p.222 『취미의 기준에 대하여』

"톨레랑스의 시대, 관용의 시대, 다원주의의 시대라고 하지만 인종 차별, 취향 혐오, 정파 대결, 가짜뉴스,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한 갈등은 더 심하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의견, 사상, 감정을 표현할 자유를 강력히 옹호하는 기틀을 마련하면서도 그 자유가 주는 위험을 어떻게 제어할지에 대한 고민도 던지고 있다." _p.301 『자유론』

『흑인의 영혼』이 미국의 흑인과 백인의 문제를 다루었지만, 오늘날 유색인종과 백인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적 갈등이나 출신 지역에 따른 차별과 배제가 강한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의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갈등을 이해하는 데도 크게 도움을 준다. _p.372 『흑인의 영혼』

"'왜 동물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게끔 자연선택에 따라 형성되었는가?'를 묻는 이 새로운 과학을 윌슨은 사회생물학이라고 불렀다. 오늘날에는 대개 행동생태학으로 불린다. 1989년에 동물행동학회는 모든 시대를 관통하여 동물 행동에 대해 가장 중요한 책으로 윌슨의 『사회생물학』을 선정했다." _p.481 『사회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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