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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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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강래경 칼럼니스트] 1월 1일이 한 해의 시작이지만, 그것은 숫자일 뿐 심리적으로는 3월이 진짜 같다. 3월에 새로운 계절이 시작하고, 새학기도 그때 시작했던 탓도 있지만 실제로 3월이 한 해의 시작이기도 했다.

기원전 45년에 만들어진 율리우스력은 이전까지 10개월을 12개월로 늘렸는데, 추가된 2개월을 앞에다 배치하다 보니 1월이 3월이 된 것이다. 그래서 10월(October)의 어원이 라틴어 8 (octo, 문어도 다리가 8개라서 octopus)인 것도 처음엔 8월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11월과 12월의 어원도 라틴어 9 (novem), 10 (decem)이다. 그러고 보니 새 여름이나 새 가을, 새 겨울은 들어본 적이 없다. 봄만 새봄이다.

하여간 무채색의 겨울이 가고 화려한 봄이 왔다. 봄이 아름다운 것은 꽃의 향연만이 아니라 그들을 돋보이게 하는 초록의 보색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원색만 가득하다면 서로의 강렬함으로 인해 아름다움이 반감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초록이 없는 봄은 상상할 수 없다.

정치에서도 색깔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럽에서는 혁명의 상징인 빨간색이 진보이고, 냉정하고 명료한 느낌의 파란색이 보수다. 그렇다고 그들이 항상 색깔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빨강도 파랑 같을 때가 있고, 파랑이 더 빨갛게 보일 때도 있다. 심지어 미국은 보수가 빨강, 진보가 파랑을 표방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당 색깔도 미국과 같지만, 과거에는 반대였던 적도 있었다.

따라서 색깔은 나와 다름을 식별하는 수단일 뿐이고, 함께 있기 때문에 조화를 이룬다. 그런데도 색깔론을 앞세워 상대를 죽이려는 정치적 음모는 너무 많다. 1950년대 미국 상원의원 매카시 (Joseph R. McCarthy)는 국무부 진보적 인사들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했다. 이로 인해 미국 외교정책은 반공 노선을 걷게 되었고, 냉전은 오랫동안 유지되었다.

그리고 지식인들은 매카시즘이 두려워 합리적인 반론조차 제기하지 못했고, 문화 예술계 인사들은 블랙리스트의 희생양이 되었다. 마치 소설 <주홍글씩>의 A (Adultery, 간통죄)처럼 좌파라는 낙인을 찍어버리거나 색깔론이 여의치 않으면 우리 편인지, 아닌지를 모르겠다며 회색분자로 취급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념 갈등이 첨예한 요즘은 shy 보수와 shy 진보처럼 자신의 색깔을 숨기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강사들에게도 정치나 종교는 금기사항이다. 심지어 친구나 가족끼리도 정치 얘기는 피하라고 한다. 정말 다른 색깔하고는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정치와 종교는 우리의 일상이다. 숨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언행에서 묻어난다. 그리고 사안에 따라 색깔을 뒤바뀔 수 있다. 그런데도 불변의 색깔인 양 빨강, 파랑을 적대시하거나 외면한다. 피부색으로 250여년을 다투어 온 미국을 봐라. 백인과 흑인 모두 피해자일 뿐이다.

모두가 행복하지 않는데 나만 행복할 수는 없다. 다른 색과 섞일 수 없다면 없애려 하지 말고 서로 존중하면 그만이다. LA다저스 라소다 (Tommy Lasord) 감독은 “내 몸에는 파란 피가 흐른다”며 소속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했다. 그렇다고 상대 팀을 모욕하고, 폄하해서 승리를 추구한다면 결코 자랑스러운 색깔이 될 수는 없다.

경영계에서도 적과의 동침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으로 양분하던 관점을 혼합해서 레드오션의 시장성을 기반으로 블루오션의 가치를 발굴하자는 퍼플오션 (Purple Ocean) 전략도 등장했다.

다양한 색깔이 존재하기에 세상은 아름답다. 무지개도 그래서 멋지다. 자신과 같은 색만 끌어모은다면 물리적인 위압감만 커질 뿐이다. 조폭들이 같은 옷차림으로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는 것을 떠올려보면, 개별성과 차별성은 기대할 수 없다.

“자기보다 훌륭하고, 덕이 높고, 잘난 사람, 그러한 사람들을 곁에 모아둘 줄 아는 사람 여기 잠들다”. 강철왕 카네기 (Andrew Carnegie) 묘비명이다. 그는 삶의 전반부는 부를 획득하고, 후반부는 분배하며 살라고 역설했다. 그런데 더 부자가 되기 위해서만 골몰하고, 그를 위해 사람들을 이용하고, 자기보다 잘난 사람은 끌어내리려 한다면, 그들의 미래는 칠흑같은 어둠뿐이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래경 (사)한국강사협회 10대 회장(23~24년)은 90년 산업교육에 입문하여 교육 영업, 기획, 운영을 거쳐 93년부터 강의를 시작한 30년차 강사다. 상담심리 석사와 평생학습(리더십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위캔탤런트매니지먼트 대표, 에듀테크기업 커넥트밸류(주) 수석교수를 맡고 있다. 강사로 오랫동안 살아온 만큼 “강사를 돕는 강사”를 책임과 보람으로 여기고 있으며, 저서로는 『대한국에서 강사로 산다는 것』 『협상을 못하면 함께 가도 멀리 못 간다』가 있다.

[B강사가 Y강사에게] 칼럼은 “Baby boomer세대 강사가 Young 강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생각과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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