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2)

[한국강사신문 김효석 칼럼니스트] 대면 영업이나 개척 영업을 두려워하는 초보 영업인이 접근하기 쉬운 고객관리가 DB를 활용한 TM(Tele-Marketing) 영업이다. 비대면 영업이고 고객 정보에 따라서는 고객의 니즈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짧은 시간 많은 고객을 상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 정보통신법이 점점 강화되고 있어 이 또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17년 음성 스팸 신고 건수는 1,800만 건으로 87만 건이던 2013년과 비교해 20배 넘게 대폭 증가했다.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TM 판매자는 고객의 사전 수신 동의 없이 텔레마케팅하는 경우 상담원이 육성으로 수신자에게 개인정보 수집 출처를 밝히고 전화 권유판매를 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렇게 TM 영업을 하는 경우는 드물며 이로 인해 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변화해야 하는 고객관리 중에 대표적인 것이 고객 DB를 활용한 영업이다.

TM 영업에서 실수하는 부문 중에 가장 큰 것은 소비자의 입장이 아니라 영업인의 관점에서 하는 일방적인 접근이다. 상품을 장점만 나열하는 문자, 전화 후에 스크립트에 쓰여 있는 대로 읽어대는 상담원의 목소리는 불쾌감을 유발하고 격한 고객의 대응은 TM을 하는 영업인에게 상처가 된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보다 현명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미 많은 영업인은 고객의 DB를 활용해 평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에 관심 있는 고객에게는 주변 부동산 시세 정보를, 주식에 관심 있는 고객에게는 최신 경제뉴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취미에 대한 정보도 가능하다. 카카오톡에 단체 문자의 발송이 가능한 ‘카카오 플러스 친구’를 이용해 고객의 취향과 관심사 별로 연락처 DB를 분류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법은 이미 보편화하고 있다.

전화 상담 또한 상품 안내보다는 정보 제공과 컨설팅 등 고객이 서비스받는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 이벤트 활동으로 넘어가 선택된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강조하며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하며 이로 인해 계약을 끌어내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DB(고객 데이터) 수집이다.

영업인에게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DB는 다양하며 쉽게 확보할 수 있지만 그만큼 계약으로 연결되기에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DB는 영업인이 직접 발굴하는 것이다. 각종 모임에 참석해서 확보한 명함, 지인의 소개로 받은 연락처,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 맺은 인맥들은 나를 중심으로 수집된 DB여서 회사 DB보다 더 끈끈하다. 그 고객 정보는 씨앗이라고 생각하고 정성스럽게 물을 주고 키우는 단계가 필요하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고객의 특성에 맞는 정보 제공과 꾸준한 인사는 신뢰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핵심은 많은 DB보다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올리버 예게스는 『결정장애 세대』라는 책에서 “결정장애의 원인은 무궁무진한 기회와 폭넓어진 선택의 가능성 때문에 우리는 ‘결정장애’를 앓고 있다.”고 말한다. 정보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정보’와 ‘소음’을 분별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선택 또한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을 탈피하고자 ‘욜로’나 ‘소확행’이라는 트렌드가 등장하게 된다. 소확행(小確幸)이란 ‘작지만 확실하게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 또는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1986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나온 말로 서랍 안의 속옷이 반듯하게 정리된 것을 불 때나 갓 구운 빵을 찢어 먹을 때의 작은 즐거움을 의미한다.

2018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로 선정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2017년 소비 트렌드인 욜로(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용어)에서 더 발전한 것이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이며,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작더라도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 또한 선택을 피할 수는 없다.

선택의 범위가 넓을수록 영업인은 불리해진다. 선택지를 좁혀줄 필요가 있다. 이는 복수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A 상품을 판매하고자 한다면 A 상품에 디자인을 가미한 A-1과 성능을 증가시킨 A-2. 이렇게 두 가지로 선택을 좁혀줘야 한다. 이마저도 망설인다면 영업인은 한쪽으로 몰아줄 필요가 있다. “저는 가격 대비 성능 좋은 A-2를 추천해 드립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 참고자료 :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지식공감, 2018.10.9.)』

 

김효석 칼럼니스트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김효석&송희영아카데미 대표, 평화방송 MC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강사협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한국케이블TV협회 유선방송위원회 위원장상, 사랑의쌀 나눔대상 자원봉사부문 개인 우수상, 대한민국 국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로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최초의 강사 트렌드 분석서인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공저)를 비롯해 『OBM 설득마케팅』, 『불황을 이기는 세일즈 전략』, 『카리스마 세일즈』, 『세일즈전사로 다시 태어나기』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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