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홍쌍리 하면, 흐드러지게 핀 매화로 온 산이 백설에 덮인 듯한 청매실농원이 떠오른다. 섬진강가의 매화마을 이름으로 알고 있거나, 매실 제품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매실 명인 홍쌍리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있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매실액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느 때부터 위장에 탈이 났을 때 사람들은 매실액을 찾기 시작했다. 매실 반찬과 매실 가공식품들도 속속 등장했다. 된장, 고추장, 김치처럼 매실은 어느덧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음식이 되었다. 십수 년 전만 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매실이 어떻게 지금처럼 대표 먹거리 가운데 하나가 되었을까? 그리고 무엇 때문에 해마다 열리는 매화축제에 100만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는 걸까?

그것은 “사람들 오면 어둡고 괴로운 맘 섬진강에 다 띄워 보내고, 온 산천 가득 핀 매화꽃들을 보며 활짝 웃게 하고 싶다”던 홍쌍리의 소박한 꿈에서 시작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잘나가던 부산 가시네’ 홍쌍리는 50여 년 전 밤나무 가득한 촌으로 시집와 온갖 고생을 한다. 그런 그를 위로했던 것이 시아버지 김오천이 일본에서 들여와 드문드문 심어놓았던 매화나무였다. 매화꽃을 딸, 매실을 아들이라 칭하며 외로움과 고통을 달래던 홍쌍리는 시댁 식구들의 꾸지람을 각오하고 밤나무를 조금씩 베어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매화나무를 하나둘 심었다. 오늘의 청매실농원이 만들어진 계기다.

영화배우 고두심은 “홍쌍리는 나에게 때론 엄마 같은, 때론 친구 같은, 때론 인생의 스승 같은 소중한 존재다. 그와 알고 지낸 20여 년 동안 언제나 그에게서 힘과 쉼을 얻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서 거북이 등 같은 갈퀴손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홍쌍리는 영락없는 농사꾼이다. 매화꽃 같은 그의 아름다운 삶의 여정이 담긴 이 책을 보면서 잠시나마 힘과 쉼을 얻기 바란다.”고 추천소감을 밝혔다.

『인생은 파도가 쳐야 재밌제이 : 행복한 농사꾼 홍쌍리 삶을 노래하다(알마, 2014)』의 저자 홍쌍리는 1943년 정월 초사흘 밀양에서 태어났다. 당차고 영특한 아이였고 집안은 유복했지만 아버지는 딸을 중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열여섯부터 부산 국제시장에서 일하다 훗날 시아버지가 될 김오천을 만났고, 1965년 광양 백운산으로 시집가서 농원 안주인이 되었다. 그로부터 약 30년간 홍쌍리는 건강과 경제적 어려움, 남편 병 수발로 시련의 나날을 보내면서도 매실 농사와 먹거리 연구에 매진해 1994년 청매실농원을 설립하고, 이후 농민기업가로 크게 성공했다. 1997년에 매실 명인이 되었고 이듬해에 대통령상을 받았다. 농원에서 1995년부터 열린 매화축제에는 해마다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온다.

2008년에는 청매실농원이 ‘백만불수출의탑’을 수상하며 기술혁신 중소기업으로 지정되었다. 매실을 비롯한 전통식품 연구와 친환경 농법의 실천, 꽃 천국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농원 가꾸기에 열정을 쏟아온 삶을 많은 사람이 주목해 국내외 언론에서 다양한 지면과 프로그램으로 홍쌍리와 청매실농원을 소개했다. 일흔이 넘은 홍쌍리는 지금도 직접 밭을 매고 매화나무 가지를 치고, 나무에 올라 매실을 딴다. 농사꾼으로 사는 삶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그의 또 한 가지 열정은 글쓰기다. 그는 스스로를 낮에는 일하는 머슴, 밤에는 글 쓰는 사람이라고 칭한다. 지은 책으로 《밥상이 약상이라 했제!》 《홍쌍리의 매실 해독 건강법》 《매실박사 홍쌍리의 매실 미용건강 이야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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