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기성준 기자] 세상에는 수많은 책이 있다. 어떤 책은 한두 번 내용을 훑어보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반면 깊게 통찰하고 사색하면서 온전히 체화하고 싶은 책도 있다. 책이 다양한 만큼 독서법도 다양해야 한다. 책에 따라, 내용에 따라, 상황에 따라 여러 독서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으로 독서법의 새로운 지평을 연 김병완 저자가 또 하나의 독서법을 제안한다. 바로 다산 정약용도 즐겨 했다는 ‘초서 독서법’이다.

다산 정약용은 복잡하게 얽힌 방대한 지식과 학문을 초서 독서법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재창조해낸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대가였다. 백성에게 이롭고, 국가 경영에 유익하고, 세상을 구할 이론을 담은 책 500여 권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 이면에 초서 독서법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가 초서를 필사와 오해한다. 책을 읽으며 중요한 내용이나 마음을 울리는 구절을 발췌해 적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초서 독서법은 그렇게 단순한 독서법이 아니다. 읽은 내용을 이해하고 소화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비판적 사고와 변증법적 기술을 추가하고, 손을 이용해 뇌를 자극하고 훈련시켜 더 차원 높은 사고 훈련을 도와, 세상에 유일한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기록함으로써 글을 짓는 독서법이다. 초서 독서법은 최고의 학습법이자 최고의 집필 훈련법이며 동시에 책을 쓰는 과정 그 자체다. 읽기만 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읽고 나서 반드시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 이것이 바로 초서 독서법의 목적이자 근본이다.

칸트는 “손은 바깥으로 드러난 또 하나의 두뇌”라고 말했다. 손과 손가락이 대뇌피질의 감각영역과 운동영역을 가장 넓게 차지하고 있어 손과 손가락을 움직이면 뇌를 광범위하게 자극하고 활동하게 하는 셈이다. 초서 독서법으로 책을 읽으면 뇌 전체를 움직이는 것과 같으며, 뇌는 손으로 쓰는 것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한다. 책을 눈으로만 읽으면 단기기억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지만, 손을 쓰는 초서 독서법과 뇌를 쓰는 퀀텀 독서법은 장기기억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리고 초서 독서법은 퀀텀 독서법보다 기억력과 창출에 더 강하다. 책을 읽었다면 기억해야 한다. 기억할 수 없는 독서는 그저 본 것으로 그친다. 독서는 책을 읽었다는 것이고, 읽었다는 것은 이해하고 머릿속에 남겼다는 의미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정독한 후에 저자가 말하는 정의를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군주론》을 정독한 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해서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천만 권을 읽어도 내 생각과 의견을 내 글로 정리하지 않으면, 그것은 독서가 끝난 것이 아니다. 책을 통독한 후 자신만의 생각으로 승화해 다시 한 권의 책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독서의 완성이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5단계 심층 훈련법,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인생을 바꾼다

초서 독서법은 여러 단계로 구성된 복합적인 하나의 프로젝트다. 읽기라는 행위 속에는 ‘생각하기, 비판하기, 통합하기, 융합하기, 메타인지하기’가, 쓰기라는 행위 속에는 ‘요약 정리하기, 인출하기, 정교화하기, 창조하기’ 등이 포함된다. 이 책에서는 이를 5단계로 나눠 초서 독서법을 심층 훈련해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1단계 입지(분석, 메타인지)단계: 미리 보기를 하며 자신의 주관과 의견을 살피고, 자신의 근본을 확립하는 독서 전 준비 단계다.

2단계 해독(독해, 읽기)단계: 실제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이해하면서 뜻과 의미를 찾는 단계로,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독서가 이 단계에 해당한다.

3단계 판단(사고, 생각)단계: 읽은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비판하고 자세히 살펴 그 의미를 찾아낸다. 나아가 자신의 뜻과 비교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

4단계 초서(기록, 쓰기)단계: 3단계에서 생각하고 판단한 결과에 따라 선택한 문장과 자신의 견해를 노트에 기록한다.

5단계 의식(창조, 정교화)단계: 지금까지 읽고 생각하고 쓴 모든 것을 통합해 자신만의 새로운 견해, 의식, 지식을 창조하는, 즉 의식을 확장하는 단계다. 이 책은 정교하게 의도된 초서 독서법의 사고 훈련을 단계적으로 돕는다.

단계마다 저자의 예시와 스킬, 노하우를 담아 혼자서 연습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안내한다. 독자는 마치 다산의 조언에 따라 《군주론》을 분석하는 듯한 훈련들로 초서 독서법을 확실히 익힐 수 있을 것이다. 퀀텀 독서법이 수평 독서, 양의 독서라면 초서 독서법은 수직 독서, 질의 독서다. 책을 빨리 읽을 수 있는 퀀텀 독서법으로 이 책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 아닐지를 가려내고, 양의 독서를 뛰어넘고, 초서 독서법으로 그 깊이를 더해 자기 생각을 새롭게 쓸 수 있다면, 그래서 질의 독서까지 실천할 수 있다면, 누구나 강력한 독서력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이왕 독서를 할 것이라면 결국 인생이 바뀌는 독서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편 김병완 작가는 한국퀀텀리딩센터 김병완칼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수평 독서이자 양의 독서인 퀀텀 독서법 수업에 이어 수직 독서이자 질의 독서인 초서 독서법 수업까지, 양과 질의 조화를 추구하는 독서법 학교를 운영한다.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저자되기 프로젝트’와 평범한 독서가들을 독서 천재로 도약시키는 독서스킬 향상 프로그램 ‘독서혁명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3년 200명 작가 배출, 3년 3,000명 독서법 수강’이라는 성과를 창출해내기도 했다. 과거 저자는 삼성전자 휴대폰 연구원이었다. 10년 이상 연구원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직장인의 삶이 지는 낙엽 같다는 깨달음에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3년 동안 도서관에 거의 칩거하다시피 하며 ‘1,000일 독서’를 실천했다. 당시 저자가 읽은 책은 무려 1만 권에 달했고, 어느 날 깨달은 글쓰기의 즐거움 덕분에 그는 ‘3년 1만 권 독서, 3년 60권 출간’을 하면서 ‘신들린 작가’라는 호칭까지 얻게 되었다. 현재는 국민 독서법 멘토, 국민 책 쓰기 멘토로 책 읽는 대한민국을 이끄는 데 일조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공부에 미친 사람들》, 《스케일의 법칙》, 《백수의 1만 권 독서법》,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48분 기적의 독서법》,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 등이 있다. 그 중에는 국내 베스트셀러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한 해 동안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경영자 조찬 모임에서 가장 많이 선정된 책’ 등이 나왔다. MBC라디오 <DJ쇼>, SBS라디오 <세상을 바꾸는 생각>, EBS라디오 <라디오 고전 읽기: 김병완의 고전불패>, 한국경제TV <와우 스타북스>, TV조선 <투데이 인터뷰>, <시사토크 ‘판’> 등에 출연했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는 ‘미래도서관포럼’에 참석하여 도서관의 미래 정책에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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