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요즘은 믿고 맡길 팀장이 없어요”, “맞아요. 시킨 일이나 잘하면 다행이죠”, “요즘은 생각하며 일하는 직원이 없어. 참 답답한 노릇이야”, “우리 팀도 그래. 누구를 키워야 할지 모르겠어”

앞서 나온 대화는 중소기업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고, 뒤이어 나온 대화는 팀장들의 모임에서 주로 오가는 말이다. 두 대화의 의미인즉슨 대표는 믿을 만한 팀장이 없고, 팀장은 믿을 만한 팀원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공통적으로 서로 간의 ‘불통’과 ‘불신’이 드러나 있다. 이런 현상은 과거에도 존재해 왔다. 세대교체가 되어도 거듭 반복해 나타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기업의 연혁이 쌓여 갈수록 대표와 창립 멤버들은 나이를 먹는다. 또한 대표와 창립 멤버들이 설립 초기부터 공유한 고생과 경험은 뒤이어 합류한 팀장들과는 완전히 공유할 수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팀장들 역시 새롭게 입사한 직원들과의 세대 차를 좁히기 어렵다. 하지만 손발을 맞춰 나가야 할 사이인데 서로를 배척하고 밀어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서로 간의 차이를 인지하고 변화해야 한다. 만약 서로 맞춰 나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마음 맞는 팀을 구성하는 것도, 팀과 함께 성공으로 이루는 일도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알아야 한다 : 나는 7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많은 일을 겪었다. 다른 부서의 일까지 나서서 도와주었고, 팀원들에게 일을 시킬 때에는 아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팀원들은 내가 준 기획서와 매뉴얼대로만 일하면 됐다. 팀원에게 일을 주는 입장이었던 나는 이 업무 방식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고, 상사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팀에 있던 팀원들은 성장하지 못했다. 내가 이렇게 일했던 이유가 팀원들을 믿지 못해서라는 사실을 그때는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나쁜 습관은 대표가 되어서도 이어졌다. 나는 회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업무 진행 상황을 알기 원했고, 아주 작은 결정까지 직접 내리려고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업 초기에는 최소한의 규모로 시작하고, 웬만한 일들은 대표자가 직접 처리하는 것이 좋다. 대표가 사소한 일까지 모두 경험한다면, 나중에 회사 규모가 커졌을 때 직원들의 업무 상황과 고충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규모가 커져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두었다면 그에게 믿고 맡겨야 한다.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고 일일이 간섭했다. 나의 경영 방식은 직원들을 수동적으로 일하도록 만들었다. “대표님, 휴지 떨어졌는데 구매해도 될까요”, “대표님, OO 회사에 다녀오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직원들은 사소한 문제부터 큰 문제까지 모든 의사 결정을 나에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당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했고, 직원들의 거래처 방문까지 따라다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직원을 믿지 못하는 대표들의 행동 중 하나가 직원과 함께 거래처를 방문하는 것이다.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직원이나 거래처의 요청이 있거나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표가 거래처에 자주 방문하는 것은 좋지 않은 행동이다. 직원의 능력을 믿지 못한다고 광고하는 것과 다름없다.

거래처 담당자는 당연히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대표와의 의사소통을 선호한다. 때문에 담당 직원은 저절로 그 업무에서 밀려나 무기력해진다. 결국 팀장들은 대표자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팀원은 팀장을 무능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된다. 대표인 내가 팀장과 팀원들을 무능하게 만든 것이다. 나는 여러 번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야 이런 나의 경영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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