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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강희선 칼럼니스트] 2015년 9월, 80년 동안 최고의 명성을 지켜오던 독일의 한 자동차 회사가 배기가스 조절 소프트웨어를 자동차에 장착하여 배출가스를 속였다는 소식이 전해져 전 세계 고객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 즉시 주가 폭락은 물론 기업에게는 최대 위기가 닥쳤습니다. 기업은 리콜을 결정했고 뒤처리를 위한 여러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기업의 늑장대응에 여전히 고객들은 충격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우리나라 고객도 대상 차량에 대한 리콜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리콜 진행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안전과 직결된 자동차의 특성상 사후관리에 대한 신속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동차를 판매할 때는 ‘고객님!’ 하며 무한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처럼 믿음을 주다가 판매 후엔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돌변한다면 고객들의 불만은 언젠가 곪아 결국 기업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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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결함일 때에는 자신의 실수를 빨리 인정하고 리콜을 결정하여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보여야 합니다. 신속하지 못한 사후 조치와 방만한 늑장 대응으로 회사가 비도덕적이라는 여론이 생긴 이 사례는 한국 기업에게도 리콜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급부로 리콜 우수사례로 회자가 되는 기업이 있습니다.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은 1886년에 설립,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그만큼 고객의 사랑도 오랫동안 받아왔습니다. 1982년 9월, 존슨앤존슨의 대표상품인 타이레놀에 엄청난 위기를 몰고 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시카고에서 12살 어린 아이와 비슷한 시간 텍사스 주 알링턴에서 또 다른 사람이 병원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하여 사망했고 이어서 어느 부인이 진통제를 복용한 뒤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다 타이레놀을 복용한 후에 죽었다는 것입니다.

조사를 담당한 경찰은 누군가가 슈퍼마켓이나 약국에 들어가 타이레놀 병을 훔치고 내용물에 독극물을 주입한 뒤 다시 판매대에 올려놓았을 것으로 발표했고 그 사실을 모르고 구입한 사람들이 약을 복용하고 사망을 하게 된 거라고 추정하였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독극물을 집어넣은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제조상의 문제가 아님에도 기업의 이미지는 추락하고 회사의 시장 점유율도 빠른 속도로 줄어 35%에서 8%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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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하고 기업에게 위기가 닥치자 회사 측은 피해로부터 신속히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경영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존슨앤존슨은 시민들의 건강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사건을 은폐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진상을 파악하여 고객과 국가, 언론 등과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공개 사과를 했으며 논란이 일었던 타이레놀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시카고 일대에 대한 전량조치가 아닌 미국전역에 걸친 전량 회수만으로도 기업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지만 독극물 투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한층 더 진화된 포장방식을 개발하였다고 공표했습니다.

사후 처리까지 확실한 기업 태도에 힘입어 사건 발생 후 1년이 지난 시점에는 이전과 같은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었고 기업 이미지가 오히려 상승하여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제품에 대한 결함은 속도의 문제입니다. 기업이 즉각적으로 리콜을 하지 않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 손실이 클 것 같으니 늦게 대응하자’처럼 제품 리콜 후의 회사가 얻을 타격을 미리 예단하고 공개적인 입장 발표를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홈쇼핑에서 판매한 건강 식품회사와 급성장한 건강식품회사 등 제품의 잘못된 성분으로 회사가 발칵 뒤집힌 일들이 있었습니다. 누가 잘못이든 일단 기업의 제품에서 잘못되었다면 잘못이 확인되었다면 신속하게 규명해야 합니다.

 

강희선 칼럼니스트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서비스에듀센터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항공 서비스 아카데미 전임교수, KORAIL 한국철도공사 CS부장, 수원여자대학교 비서경영과 겸임교수, 월드컵 문화시민협의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고객만족 끝장내기>, <비즈니스 매너에 날개를 달자>, <고객만족 요럴땐 요렇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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