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우리 회사는 상품 판매를 대행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상품의 포장 및 택배 발송 업무가 많다. 비용 절약을 위해서 3년여 동안 사무실 한편에서 택배 포장을 해 왔는데, 회사가 커질수록 발송 물량이 늘어 갔다. 하루 발송 건수가 1천 건 이상이 되자 한계에 부딪쳤다. 택배 박스가 복도에 가득했고 심지어 복도와 화장실을 막아 버리기 일쑤였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정해진 택배 시간 안에 배송을 하려면 나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달라붙어서 택배 포장을 도와야 했다.

결국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물류 보관 및 발송을 대행사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직접 물류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더 나았지만, 그렇게 되면 물류 센터 관리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우리 회사의 물류 업무를 맡아 줄 대행사를 꼼꼼히 따져 선정했다. 그리고 회사 제품에 대한 재고와 물류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의미로 물류 센터 내 관리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내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내가 소셜커머스 물류센터 이사로서 재직한 경험에 따른 것이었다.

물류센터는 밤낮없이 막대한 양의 택배물류를 처리하지만 이익은 박했다. 예를 들어 의류의 경우 사이즈, 색상별로 나누어 보관 및 재고관리를 해야 해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다. 다시 말해,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하는 일인 것이다. 하지만 거래처들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주지 않는다. 거래처가 늘어나고 택배량이 많아질수록 물류 센터의 일은 훨씬 더 힘들어지는 반면에 거래처들은 거래량이 늘었으니 물류 단가를 낮춰 달라고 요구한다.

절대 약자인 물류센터 운영사들은 거래처가 요구하는 부당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나는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 제품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는 뜻으로 인건비를 지원하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물류 센터에 한 가지 도움을 더 주었다. 물류센터의 상황을 파악해 보니 물류 센터 역시 자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판매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재고량이 상당했다. 그래서 나는 이 재고 상품을 판매하는 일을 맡아준 것이다. 실제 수만 개에 달하는 재고를 판매해 주었다. 결과적으로 물류센터 대표님은 재고를 처분할 수 있어 좋고, 우리는 판매 상품이 늘어서 좋았다.

1년여 시간이 흐르고, 우리 회사의 물류 보관 창고는 한 개에서 두 개로 늘어나게 되었다. 물류센터의 창고 비용이 부담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창고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런 결정들이 쌓여 물류 회사와 우리 회사 간의 신뢰가 형성되었다. 물류 회사 대표님은 회사 내 가장 유능한 직원에게 우리 회사의 물류 관리를 맡기는 등 각별히 신경 써 주고 계신다. 이런 상생의 자세를 통한 관계 형성은 다른 거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례로 우리 회사에 물품을 공급해 주는 공급사와 거래를 할 때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건넨다. “대표님, 제품이 정말 좋아서 판매해 보고 싶습니다. 온라인 마케팅도 저희가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판매가 안 되시더라도 저희 자체 커뮤니티 회원만 50만 명이고 협력사들 회사도 많이 있으니 제품 홍보는 되실 겁니다. 단순히 상품 판매를 대행하는 회사로 보지 마시고 대표님 회사를 돕는 회사라고 생각하시고 좋은 가격 부탁드립니다.”

대부분의 상품 판매대행 회사는 물품 공급처에 무조건 싼 공급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우리 회사에 상품을 공급해 주는 분들과 가격을 흥정하고 손익에 따라 거래하는, 그런 단순한 관계를 맺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우리 회사가 좋은 상품을 좀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회사가 되기를 바랐다. 그것이 다른 상품 판매 대행사와 차별화된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나는 네 번째 사업과 동시에 블로그 마케팅, SNS 홍보, 언론 보도, 방송 노출 등 온라인 마케팅을 직접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왔다.

중소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마케팅 분야를 지원하고 이익을 창출하여 양사 모두 윈−윈(win−in)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대부분의 비용을 우리 회사가 부담하거나, 필요한 경우 정부 기관들의 지원을 이끌어 내 주니, 상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은 이런 우리 회사의 서비스에 만족해했다.

우리 회사는 그렇게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게 되었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자원부 산하 기관이나 대학들로부터 온라인 마케팅과 판매에 관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이 강의를 계기로 기관들로부터 마케팅, 판매에 대한 도움 요청을 많이 받았다. 정말 많은 중소기업들이 마케팅과 판매에 관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우리 회사와 거래를 하는 모든 기업이 상생의 관계가 되길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한 상대에게 먼저 도움을 주어야 한다. 진정한 상생관계는 상대방을 도울 수 있을 때 형성되기 때문이다. 베풀면 베푼 만큼 다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은 바로 그런 것이다. 때문에 ‘누이’가 좋다면 당연히 ‘매부’도 좋아야 한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