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2008년 세계적인 디자인컨설팅 회사인 아이데오(IDEO)의 CEO "팀 브라운"은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흔히들 “디자인적 사고”라고 말하는 이것은 디자인에 사용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경영 전반의 혁신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디자인적 사고”를 경영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소비자 관찰, 심층 분석, 소비자 중심의 프로세스 설계, 아이디어의 형상화, 지속적인 개선 등을 타 업무에 적용하는 것이다. 디자인적 사고의 문제해결 프로세스는 4단계로 진행된다.

관찰, 개발, 실험, 수정이다. 이중에서 가장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여하는 단계가 바로 “관찰”단계이다. “디자인 씽킹”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가장 기본이 되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단계의 주요 역할은 소비자를 철저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로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 방법은 "민족지학 (Ethnography)"이라는 학문에서 유래되었는데 쉽게 설명하면 “온고지신” 이라 할 수 있다. 시대의 환경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은 변화해 왔지만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불편하지만 혹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늘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은 문제해결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 사람들이 스스로 알지 못하는 잠재적인 욕구를 확실히 밝히고, 전체를 다시 구성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통찰력”, “관찰력”, “공감력”이다.

△관찰을 통한 통찰의 힘 : 먼저 “통찰력”에 대해 알아보자. “통찰”은 철저하게 소비자의 삶을 통해서 배우는 단계다. 사람들이 날마다 하는 수많은 행위들의 관계를 분석해 나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히 필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왜 그것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사용하는 행위를 만들어 주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인사이트”의 단계라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포츠 전문기업 “아디다스”이다.

나이키에 밀려 만년 2위를 고수했던 “아디다스”는 2000년 이후 부활을 시작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비법은 철저한 “수요 지향적 개발”에 있었다. 이를 위해 아디다스는 인류학자와 민속학자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이들은 실제 소비자들의 일상과 습관을 장기간에 걸쳐 관찰했다. 관찰이 불가능할 경우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다. 주제는 “당신을 운동 하게끔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였다. 이들 자료의 분석은 고객의 심층적 의식구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한 예로 아디다스는 여성 조깅화 개발 시 30여 명의 여성들을 수개월 동안 관찰했다. 그리고 다양한 자료 분석을 통해 기능보다는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 라인을 출시했다. 여성들은 운동보다는 미용적인 용도를 훨씬 중요시 한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큰 성공이었다. 이러한 접근은 남아공 월드컵에도 이어졌다. 당시 출시한 “아디제로”제품은 월드컵 최대 골 축구화로 선정되면서 “축구화는 아디다스”라는 확실한 인식을 심어 주었다.

과연 어떻게 가능했을까? 우연의 일치였을까? 그렇지 않다. 축구화 개발을 위해 그들은 생체역학전문가, 심리학자, 문화인류학자를 동원했고, 축구선수들을 관찰했다. 결론은 이들에게 볼 컨트롤 능력보다는 순발력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제품에 반영한 것이다. 마케팅과 연구개발이 접목된 “아디제로”제품은 당연히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관찰”을 통한 “통찰”의 힘이었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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