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대표님, 지난번에 보고 드린 내용을 시행할까요”

“아니, 아직 결정 못했어. 며칠만 더 생각해 볼게.”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대표들이 많다. 많은 비용이 투자되는 결정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과연 오랜 시간 동안 생각한다고 해서 좋은 결정이 나올까. ‘장고 끝에 악수 난다’는 바둑 격언이 있다. 나는 이 말에 절실하게 동감한다. 사람은 오랫동안 생각을 하게 되면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이 떠오르게 된다.

내가 운영하는 카페를 보고 자신도 하나 차리겠다던 친구가 있었다. 열심히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장사가 잘 된다는 카페들을 찾아다니며 시장 분석과 계획을 세우고 임대할 건물까지 찾아냈다. 하지만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주변에 유명한 카페들이 많은데 정말 잘 될까? 대출받아서 장사하는데 잘 안되면 어떡하지? 권리금 주고 들어가는데 과연 권리금 받고 나올 수 있을까’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친구는 좀 더 치밀하게 계획하고 생각해본 다음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충분한 시간이 지났지만 결국 그 친구는 카페를 오픈하지 못했다. 이처럼 너무 오랜 생각은 걱정이 되고, 걱정은 근심이 되어 돌아온다. 이 말을 잘 알고 있는 나는 직원들의 물음에 그 자리에서 결정을 내려준다.

만약 큰 투자를 해야 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므로 1박2일 동안의 시간을 요청한다. 전날 충분히 고민한 뒤, 자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에도 직원이 제안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한다. 하지만 반대로 진행해야겠다고 결심하면 빠르게 추진해 나간다.

이러한 빠른 결정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원칙을 세워놓고 그 원칙의 잣대에 프로젝트를 올려두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원칙 중 첫 번째 요소는 “누가 이 프로젝트를 맡을 것인가”이다. 만약 주어진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자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처럼 자신만의 뚜렷한 몇 가지 판단 기준을 확립하고, 그 원칙에 맞춰 생각하면 빠른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원칙은 “프로젝트 실패 시 감당할 수 있는가”이다. 프로젝트 실패는 곧 손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면밀히 고려한 후 그 손실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를 판단해 결정한다.

직원들은 대표에게 서면이나 대면 보고를 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외부 영업 활동이 많은 대표를 둔 직원들이라면 대표가 회사로 들어올 때까지 애타게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대표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동선을 일일이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표를 찾으려면 전화가 유일한 방법인데, 통화가 닿지 않을 때가 종종 발생한다. 비서를 통해 스케줄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비서에게 물어보면 되겠지만, 별도로 비서를 둔 중소기업 대표는 흔하지 않다. 이 같은 문제는 아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바로 스케줄을 공유를 하는 것이다.

나는 현재 네이버 달력을 사용하고 필요한 경우 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나의 스케줄을 미리 확인하고 서면 또는 대면 보고 일정을 잡으면 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나를 찾아다니거나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나 또한 시간 관리가 더 편리해졌다.

간혹 스케줄을 까먹거나 혼동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알람기능을 활용하니 약속시간을 잊을 일이 없어졌다. 직원과 대표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중소기업은 빠른 업무 진행과 빠른 의사결정이 사업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서가 많다고 일 잘 하는 것 아니고, 시간이 많다고 결정을 잘 하는 게 아니다. 일이 잘 되기 위해서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타이밍을 망치는 ‘과정’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대표자의 몫이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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