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승진 기자] 해찬들의 ‘맛있게 맵다.’, S-OIL의 ‘좋은 기름이니까’, 삼성생명 ‘브라보 유어 라이프’ 등의 광고를 기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이 광고를 만든 30년 경력의 대한민국 광고 전문가 김시래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오늘날 디지털의 세상은 가속도의 세상입니다. 고정된 것이 없어요.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야 속도를 쫓아갑니다. 이런 세상에 트렌드를 읽고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트렌드 라이터(trend writer)라고 부릅니다. 세상에 흘러 다니는 사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관점을 발견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Q. 교수님의 광고계 이력의 시작은 어디부터인가요?

A. 광고계는 크게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품이 있는 광고주, 이를 알리는 광고 회사, 광고를 만들어서 태우는 미디어입니다. 이 중에 저는 90년도에 대웅제약이라고 하는 광고주에서 광고를 관리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Q. 광고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어요. 신방과에 가면 제가 아나운서가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교수님들이 “너는 얼굴이 못생겨서 라디오밖에 안 된다.”라고 하셨어요. 여러 계기가 있었습니다. 신입생 시절 HS애드의 광고회사 김민수 선배의 ‘저널은 사건을 다루지만 광고는 창의성을 다룬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대학 동아리 ‘광고 연구회’에 들어가면서 매일 CF 바꿔 부르기를 했어요. 여기에 이대룡 교수님의 『현대광고론』, 송영섭 교수님의 『소비자 심리학』, 던(Dunn)의 『Advertising: its role in modern marketing』을 머리에 베고 살았어요. 자연스레 광고계에 입문하게 된 거죠.

Q. 성공적인 광고 캠페인이 많은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이 있을까요?

A. 결국, 커뮤니케이션은 공감의 문제잖아요? 광고주의 제품을 소비자의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에게 공감 가는 작은 이야기, 속삭임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Q. 대표님의 광고 안에 들어가는 나름의 철학이 있으신가요?

A. 광고는 설득의 과정입니다. 설득의 중요한 부분은 그들의 이야기로 되돌려 주는 것이에요. 저는 40권이 넘는 설득에 관한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심리전으로 보고 있어요. ‘리모컨은 무거워야 성능이 좋다.’, ‘보험회사에서 계약서는 연필로 작성해야 해지율이 낮다.’, ‘방에 향수를 뿌리면 방의 가치가 올라간다.’ 등이 그런 것이죠.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엔 설득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시대의 설득은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내 의사를 관철하는 심리전이 아니고 협력자를 구하는 마음의 기술입니다.

Q. 교수님이 생각하는 인재상이 궁금합니다.

A. 특히 학생을 가르칠 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인재가 되려면 글을 쓸 줄 알아야 해요. 글은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것이 손으로 표현이 되는 과정이죠. 지금 대학생은 단문 형식의 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 글을 다룰 줄 몰라요. 글을 다룬다는 것은 자기 생각을 문자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어떻게 머릿속에서 꺼내어 어떻게 마무리를 해서 상대방에게 전달할 지 잘 몰라요. 학생과 후배에게 전하는 핵심은 ‘글을 많이 써라!’입니다.

Q. 최근에 책을 출간하셨어요. 소개 부탁드려요.

A. 변치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관점이고 변하는 것이 있다면 세상의 사건과 사물이죠.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쓴 책들은 창의성에 관한 관점이었습니다. 이 책 『벽이 문이 되는 순간(파람북, 2019.8)』은 광고인 특유의 관점으로 칼럼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광고인은 세상의 사건을 보고 맥락을 뒤집습니다. 추론하고 연상합니다. 관찰하고 해석합니다. 광고인은 기업의 제품을 분석해서 광고라는 도구로 옮깁니다. 광고인이 세상을 관찰하는 과정을 글로 옮겼습니다. 한 달에 2개씩 총 76개의 칼럼을 썼고, 이 중 67개를 엮었습니다.

Q. 대표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A. 전 2~3곳의 기업 컨설팅을 할 예정입니다. 최종 꿈은 작가입니다. 최근에 나온 책은 칼럼을 모은 책이지만 순수한 작가로의 책을 내고 싶어요. 다음 책은 설득을 주제로 쓸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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