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승진 기자] 프로방스는 워킹맘 18년 차, 의식이 ‘깨어있는’ 사람처럼 생기고 싶은 이지 작가의 『턴의 미학』을 출간했다.

인생이 마라톤이라면 이제 거의 반환점을 돌 시간이다. 최종 성과보다 중요한 것이 중간평가다. 처음 생각한 대로 가고 있는지, 수정할 계획은 없는지, 목표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지, 다시 돌다리 두드리는 지점이다. 내 안에 곳간은 얼마만큼 찼을까. 이런 생각할 겨를에 지금이 그때려니 하고, 앞뒤 잴 것 없이 상차림에 들어갔다.

준비보다 중요한 게 시작이다. 손님 맞을 마음이 중요하지, 반찬 맛이 더 중요하랴. 있던 반찬 그대로 내놓기로 했다. 오래되어 쉬어 꼬부라졌으면 꼬부라진 대로, 방금 막 버무렸으면 아삭한 그대로 마음속 냉장고를 정리하기로 했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부흥을 일으킬 르네상스 시기일지도 모른다. 그 신념에 등 떠밀려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흔까지 가정과 직장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다. 이런 건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이 거치는 코스가 아닐까 싶다. 그 양립 세계에서 내 역할만 하면 ‘인생성공’ 꼬리표를 달고 살 줄 알았다. 삶이 고작 이지선다인데 답이 그렇게 어려운가. 기대하던 답이 아니면 적당히 다른 보기로 둘러메치려 했다. 주변을 보면 사회에서는 명예를 얻었지만, 가정은 비운이고, 사회는 그럭저럭한 데 가정은 행복지기인 사람이 있다. 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었다. 가정과 직장을 이리 기웃 저리 기웃했다. 대다수 사람이 몰린 곳을 인생 답안지로 삼았다. 그 기준으로 내 삶을 채점하니 틀린 답이 많았다. 내 인생 시험지에 비가 내렸다. 그때 알았다. 가정과 직장, 삶과 일이 하나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