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창업한 이현우의 독서노트(4)

<사진=freeqration>

[한국강사신문 이현우 기자] 우리는 각종 기념일에 꽃을 사서 선물을 해주고 꽃을 보려고 도시를 벗어나 산이나 공원으로 놀러 가기도 한다. 꽃이 뭐가 좋다고 선물하고 놀러 가고 사진 찍고 기뻐했을까? 꽃이 "나 여기 있으니까 봐주세요!"라고 외칠 때 "너는 누구니?"라고 물어본 적이 없었다. 꽃에도 스토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 책은 인문학자와 자연과학자가 들려주는 '꽃들의 인생극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항상 옆에 있었지만 몰랐던 한결같은 친구를 소개받아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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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매일생한 불매향(梅一生寒 不賣香)'이라는 말이 있다. '매화는 일생을 두고 춥게 지낼망정 향기는 팔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그래서 매화는 사군자의 하나로 선비들에게 사랑받았다. 퇴계 이황은 단양 군수로 있는 동안 아내와 자식을 잃고 슬픔에 젖어 있었는데 이때 두향이라는 여성과 사랑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인연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떤 것도 받지 않는 퇴계에게 두향에게 받은 이별 선물이 바로 매화였다.

현재 안동의 도산서당 마당의 '매화원'의 매화는 두향에게서 받은 매화로 추정된다. 천 원짜리 지폐에 매화와 퇴계 선생님의 얼굴이 같이 그려져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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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목련의 이름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했는데 서양 사람들은 종종 팝콘하고 비교하기도 한다. 목련은 여름부터 겨울눈을 준비한다. 털로 잔뜩 무장하여 겨울을 날 준비를 한다. 겨울눈의 모양이 붓 같다고 해서 목련을 '목필화(木筆花)'라고 한다. 겨울눈은 북쪽을 가리키기 때문에 '북향화(北向花)'라고 하기도 한다.

목련은 나무에 매달린 채로 꽃잎 끝부터 탄력을 잃어가며 갈색으로 시들기 시작한다. 이 서글퍼 보이는 모습은 이제 에너지를 열매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열매를 위해서 다른 것들은 접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우리는 영원히 아름다운 꽃일 수 없다. 꽃을 피웠으면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를 생각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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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우리가 먹는 푸른 무화과 열매는 '꽃'이다. 무화과를 맛있게 먹으면서 꽃이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조금 충격이었다. '꽃이 피지 않는 과일'이라 무화과로 부르지만 실제로는 꽃이 과일 안에서 피기 때문에 없는 것처럼 보일 따름이다. 그래서 은화과(隱花果)라고도 한다. 또한 무화과는 고대 이집트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던 과일로 ‘여왕의 과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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