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한국강사신문 김재은 칼럼니스트] 어느 날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아침에 아내와 말다툼을 했다. 기분이 상했고 성격이 급하고 소심한 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집을 나서는 중 현관문 손잡이에 손가락을 부딪쳤다. 그리고 운전을 하기 위해 차의 시동을 걸려하니 아뿔싸 방전이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차는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러가는 중에 잘 살피지 못해 앞에서 오는 사람과 부딪혀 가슴에 약간의 통증이 왔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영 기분이 좋지 않았음은 물론이었다. 이처럼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꼬이는 일이 이어질 때 ‘머피의 법칙’이란 말을 사용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머피의 법칙을 관통하는 하나의 무엇이 있었으니 바로 ‘감정의 격앙상태’였다.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에 자신도 모르게 빠진 나머지 시야가 좁아지면서 주위를 살피지 못하게 되고, 그 기운이 상대나 주위에 전해져 좋지 않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던 것이다. 그러니 머피의 법칙은 주체하지 못했던 나의 감정이 낳은 부산물들이다.

<사진=pixabay>

그나저나 나도 사람이지만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툭하면 무슨 무슨 법칙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자신의 인생을 집어넣어 희로애락을 자초한다. 그게 사는 재미라면 할 말이 없다. 다만 소중한 인생이 이러한 법칙 놀음으로 인해 즐거움을 잃어간다면 이것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인생은 희로애락의 비빔밥이라고 하는데 머피의 법칙은 ‘다만 그 시간에 나에게 노(怒)와 애(哀)가 왔을 뿐’이라는 것, 그러니 견디고 지켜보다보면 희(喜)와 낙(樂)이 곧 다가올 수 있음을.

성인이 말한 보왕삼매론의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라’는 구절도 머피의 법칙에 지친 삶에 작은 위안이 될 수도 있겠다.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기 쉽나니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어쨌거나 머피의 법칙은 한마디로 삶이 내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런 일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자어로 이야기하면 설상가상(雪上加霜)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생이 내 마음처럼 된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꼬였다 풀렸다 하는 게 삶인데도 잘 안 된다는데 방점을 찍어버리니 어찌 잘 될 수가 있겠는가. 만약에 일이 꼬인다면 오히려 이 때를 성실과 겸손을 배우고, 삶의 내공을 키워갈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또한 내가 힘든 이 때 나를 응원해주는 좋은 친구를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인생은 언제나 머피의 법칙과 그 반대인 샐리의 법칙이 공존해 왔다. 내가 어떤 마음과 자세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법칙은 수시로 바뀐다. ‘머피’가 친구가 되든 ‘샐리’가 친구가 되든 상관없이 내가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삶의 주인이 되는 나만의 법칙(I’s Law)인 행복의 법칙, 행운의 법칙 하나쯤 스스로 챙겨나가면 좋겠다.

이제 기분이 안 좋은 일이 나에게 다가올 때 무조건 콧노래를 불러보자. 그 후 어떤 일이 생기는 지 살펴보자. 이 때 바로 ‘행복의 법칙’을 그대로 경험하게 될 터이니.

※ 참고자료 : 교차로 신문 ‘아름다운 사회’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