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식당은1%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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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이경태 칼럼니스트] 저관여는 입지 위주다 보니 권리금도 높고 월세도 비싸다. 월세가 비싼 여부는 계산으로 따져볼 수 있다. 보증금+(월세×100)=전세가격, 전세가/실평수=평당 임대가격으로 계산하며, 이 평당 임대가격에 따라 비싼 가게, 그렇지 않은 가게로 구분할 수 있다. 서울이라면 1,500~2,000만 원 정도를 그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통상 역세권에 붙은 접근성이 우수한 김밥집들이 보증금 5천 만 원에 월세 300~500만원이다. 권리금은 최소 1~1.5억 원 정도는 주어야 한다. 간단히 계산해보면 전세가격은 평균 4억 원 정도고, 이것을 실평수 10평으로 나누면 평당 임대료가 4천 만 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니 소자본 창업자니까 판매가격대가 낮은 저관여 김밥집을 해보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무모하고, 비현실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소자본 창업자는 저관여를 할 수 없다. 그것이 판매업이든 무엇이든 말이다. 라면이나 김밥은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다. 생각이 났을 때 눈에 보이면 들어가는 것이다. 가게에 들어와 주문을 하면서도 별로 기대감이 없다. 맛보다는 그냥 골라먹는 재미 정도만 있을 뿐이다. 그게 저관여 식당의 현실이다. ‘난 자본이 적다. 그래서 저렴한 음식을 팔아야겠다. 가게가 클 이유도 없다.’ ‘어휴, 내 가진 돈으로는 권리금도 못낸다. 다음 골목으로 가야겠다.’ 결국 보증금 3천 만 원에 권리금 1천 만 원의 가게를 겨우 구한다. 10평 가게니까 인테리어도 체인 본사를 통해 2천 만 원 정도에 끝냈다. 이렇게 아끼고, 저렇게 아끼었지만 통장 잔고는 바닥이다. 벌어서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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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손님이 도통 오지 않는다. 어쩌다 들어오는 손님에게 묻는다. “어떡하면 손님이 오게 할까요?” “글쎄요. 라면 하나 먹으러 누가 여기까지 오겠어요. 특별한 메뉴를 개발하시면 모를까. 그것도 물론 소문이 나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마치 전문가처럼 대수롭지 않게 콕 짚어서 이야기를 해주는 손님이 고맙다. 특별한 음식? 나는 그냥 저렴하고 평범한 분식을 하려고 여기에 온건데.... 가격이 싸니까 외져도, 뒷골목이어도 들어 올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싶다. 가게를 내놓아야 할 것 같다. 하루 5만원도 버겁다. 아줌마는 애초에 내보냈고, 하루 10팀이 겨우 될까 말까한 손님들에게 지쳐버렸다.

‘역시 여기까진 오지 않는구나.’ 싼 음식을 파는 저관여 식당은 결국 입지 싸움이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먹지 않는다. 빤히 보여도 접근이 어려우면 기를 쓰고 오지 않는다. 그런데 보이지도 않고, 찾기도 어렵다면 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분명히 나는 그런 집을 알고 있고,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우길 이유가 없다. 물론 그런 식당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그 주인공이 될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기대보다는 차라리 복권을 사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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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칼럼니스트는 맛있는 창업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 최高는 아니지만 최古의 경험이 있습니다!” 20년 전 <신동엽의 신장개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식당 컨설턴트의 꿈을 꿨던 한 청년이 있다. 그리고 ‘온리원이 넘버원’이라는 믿음으로 18년을 버텨냈다. 이제 최고(最高)는 아니지만 최고(最古)의 경험을 가진 컨설턴트가 되었다. 국내 캐주얼 초밥 시장을 현재처럼 풍성하도록 만들어낸 장본인이고, 식당에서 피자를 서비스로 주는 컨셉을 최초로 만들어 프랜차이즈 본사들마저 따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살아남는 식당은 1%가 강하다>, <식당의 정석>, <평생직장 식당>, <장사,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 <철저하게 장사꾼으로 살아라>, <거꾸로 보는 프랜차이즈> 등 12권의 식당 창업·경영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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