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최종엽 칼럼니스트] 월말이면 어김없이 다가오는 월 목표로 인한 스트레스, 두 시간씩 걸리는 출퇴근 시간의 피곤함, 흡족하지 않은 급여, 늦은 퇴근, 잦은 야근,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외국어 스트레스, 휴식과 휴가에 대한 갈증, 매일 아침 포근한 침대에서의 간절한 5분, 월급의 반은 아마도 이런 것을 이겨내는 보상일 것이다. 그리고 월급의 나머지 반은 사람으로부터 받아야만 하는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일 확률이 높다. 특히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일 것이다.

나는 신입 사원 때 ‘왜 유독 나에게만 힘들고 어려운 업무를 맡기는 것일까? 과장은 왜 나에게만 더 심하게 대하는 것일까’를 두고 고민했었다. 과장은 작은 틈도 보이질 않았다. 미심쩍은 것이 있으면 끝까지 파고들어 담당자를 박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우리 팀원들은 그 상사에게 책잡히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지만 과장은 나의 꼬리를 늘 밟고 있었다. 나는 상사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보고서의 틀린 글씨를 잡아내는 데는 명인에 가까운 눈을 가지고 있었고, 계산에 사용된 함수나 수치의 잘못을 찾아내는 데는 피타고라스 이상의 수학적 기질이 있어 보였다. 미팅에서 하는 과장의 말이 논리적으로 틀린 경우는 거의 없었다. 논리적으로도 빈틈이 없는 말을 과도한 감정에 실어 쏟아내는 과장의 독설을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

부하를 힘들게 하는 상사의 성격이나 업무 스타일을 부하가 고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방법은 퇴직하거나 참고 다니거나 두 가지뿐이다. 퇴직 카드는 최후의 방법이기 때문에 우선은 참고 회사를 다니는 것이다.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아침이 되면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식욕도 떨어지고 의욕도 없어진다. 인생의 높은 벽이 나타난 것이다. 벽을 담쟁이처럼 넘을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

△ 좋은 상사와 나쁜 상사 : “당신을 힘들게 하는 상사는 좋은 상사입니까? 아니면 나쁜 상사 입니까” 나는 요즘 강연 때 이 질문을 종종 던진다. 대개 청중들은 머뭇거리면서 쉽게 답을 하지 못한다. 분명 나쁜 상사가 답일 것 같지만 분명 의도가 있는 질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상사를 잘 만나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 부하 사원들은 상사 때문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상사 때문에 연봉과 직장이 바뀔 수 있고,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상사와의 관계는 그저 부하-상사 관계가 아니라 인생의 한 축을 의미한다.

조직에서 상사를 잘 만난다는 것은 무엇일까? 상사는 부하가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먼저 해야 할 일은 상사를 잘 만난다는 것에 대한 기준을 정해보는 일이다. 편하게 대해주는 상사가 좋은 상사인가? 별 간섭이 없는 방임형 상사가 좋은 상사인가? 꼬치꼬치 묻는 상사가 좋은 상사인가? 칼같이 챙기는 상사가 좋은 상사인가? 누나 같은, 형 같은 상사가 좋은 상사인가 아니면 선생님 같은 상사가 좋은 상사인가? 아버지 같은 상사인가 어머니 같은 상사인가?

모범 답안을 미리 말하자면 나를 힘들게 하는 상사가 바로 좋은 상사다. 아니 나를 힘들게 하는 상사를 좋은 상사라고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스스로가 그 상황을 슬기롭게 버틸 수 있게 되고, 그 상사를 통해 나의 강점을 또 하나 만들어갈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 일일까?

사람이 싫으면 억만금을 줘도 싫다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정서인데, 나를 힘들게 하고 못 살게 구는 상사가 좋은 상사라고 생각하는 것이 말처럼 쉽게 될까?

※ 참고자료 :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한스미디어, 2016)』

 

최종엽 칼럼니스트는 한양대학교 인재개발교육 석사, 평생학습 박사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일한 후 현재 잡솔루션코리아와 카이로스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 강사, 공공기관 전문면접관으로도 활동하며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논어> 특강은 다양한 조직의 리더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강사경연대회 금상수상,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위촉되었고, MBC ‘TV특강’, KBC ‘화통’등 여러 방송매체에서 강연 한 바 있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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