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책을 읽는다고 바로 인생이 바뀌진 않는다. 나 역시도 한동안은 펀드 실패, 내 집 마련 실패, 경력단절녀 등등 패배감에 절어 있는 채로 책을 읽었다. 읽은 책이 50권, 100권을 향해 달려갔지만 정작 내 생활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었다.

굳이 달라진 점을 꼽자면 돈을 더 아끼고 저축을 더 하느라 더 찌질하게 살고 있었다. 책을 쓴 사람들은 죄다 똑똑하고 성공하고 명예가 있고 돈이 많은 부자였기에,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되었다.

그 무렵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워런 버핏은 미국의 5대 갑부로 전설적인 주식투자의 귀재이다. 1956년 단돈 100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해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뒀다. 가치 있는 주식을 오래도록 보유하기로 유명하고, 대표적으로 코카콜라, 맥도널드, 애플 같은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의 투자 원칙 중 하나가 놀랍다.

“나는 그저 사무실에 앉아 온종일 책을 읽는다(I Just sit in my office and read all day).”

빌 게이츠가 전 세계 2위로 자산이 100조원이고, 워런 버핏은 전 세계 4위로 90조원을 갖고 있다. 빌 게이츠 역시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책을 그만 읽어도 될 게이츠나 버핏 같은 사람도 여전히 하루 종일 책을 읽는다고 하니 자극이 되었다. 다시 힘을 내서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책을 더 잘 읽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 어떤 책이든 배울 점이 ‘하나’는 있다 : 처음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과욕’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책의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그것을 전부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다보면, 지치고 실망하기 쉽다. 나 역시 그런 과정을 겪은 후, ‘1책 1문장’이라는 전략으로 바꿨다.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고, 그것만은 반드시 실천에 옮기려고 애쓴 것이다.

예를 들면 『꿈꾸는 다락방』을 읽고 나서는 ‘나의 꿈을 적어보자’라고 메모하는 식이다. 너무 간단하다고? 일부러 그렇게 적었다. 가장 쉬운 것을 적어야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만만하고 쉬운 것부터 적고, 하나씩 성취해가는 기쁨을 맛보며 꿈의 난이도를 점점 높여갔다. 시간이 갈수록 어렵고 힘든 것도 척척 해낼 수 있었다.

더욱이 실천 가능한 ‘한 문장’을 남기는 것을 독서의 목표로 삼자 나쁜 책이 따로 없었다. 어떤 책이든 배울 점 한 가지는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나의 자세를 더욱 낮추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사실 북테크를 하다보면 어느덧 과욕을 부리기 쉽다. 어서 빨리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변화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금방 지치게 된다.

또 기대에 못 미치는 책을 만나면 내 시간만 버렸다는 생각에 분해지면서, 점점 독서에 대한 흥미를 잃을 가능성도 높다. ‘1권당 1문장’, ‘한 권 읽고 한 문장 실천하기’는 독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면서, 책에서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연습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이다. 책의 정수를 손쉽게 내 것으로 만드는 기술이기도 하고 말이다. 내가 읽었던 책과 거기서 뽑아낸 한 문장을 몇 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게임을 하듯 읽는다 :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에서 뽑은 한 문장이다. 『꿈꾸는 다락방』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리딩으로 리드하라』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쓴 국내 최고 자기계발・인문학 저자의 책이다.

이 책은 특히 독서 초보자들의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데, 책과 담을 쌓고 지내던 홍대리가 책을 읽으면서 변화된 과정을 대화체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나의 경우 또 다른 책을 계속 더 많이 읽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 책이기도 하다. 폭넓고 깊은 독서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나는 이 책에서 “게임을 하듯 읽는다”라는 문장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독서를 게임으로 여기는 방법이 정말 좋았다. 이후 마감시간을 정해놓고 끝까지 다 읽는 것을 ‘이 게임’에서의 미션으로 삼았다. 책을 대충 훑어보면 이 정도는 얼마나 걸릴지 대략 감이 왔다. 기존에 비슷한 수준과 비슷한 분량의 책을 읽었을 때의 경험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읽으면 목표가 있어서인지 더 속도가 나고, 중간에 멈추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이해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제한시간 내에 끝까지 읽는 게 목표였기에, 정독이 필요한 책의 경우에는 게임의 룰을 적용하지 않았다. 빠르게 내용만 파악하면 되는 책을 읽을 때 이 한 문장을 실행했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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