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최근 "지속가능경영"이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다. 이익 극대화라는 자본주의 패러다임을 넘어 기업이 사회와 공생 관계를 유지 하면서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명 "착한기업"의 이미지를 갖고 싶어한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논한 지는 오래되었다. 기업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책임(경제적 책임, 법적인 책임, 윤리적 책임, 자선적 책임)을 지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조는 자선적 책임인 기부활동으로 이어져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으로 활발해졌다.

한마디로 기업의 영리 활동과 사회적 활동이 결합되어 소비자의 구매를 기부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일명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 불리는 사회공헌 활동이 그것이다. 브랜드 마케팅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CSR을 위해 "코즈마케팅"을 활용했다. 최근 칸 광고제와 ADFest (아시아 태평양 광고제)에서 골드를 수상한 "미네워터 바코드롭(Barcodrop)"캠페인을 살펴보자. 

아프리카는 대표적인 식수원 부족 국가이다. 전체 23%인 약 2억 명의 인구가 안전한 식수를 마시지 못한다고 한다. 안타까운건 매일 6,000명의 어린이들이 오염된 물 때문에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다.

이에 CJ 제일제당과 보광훼미리마트가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일반적인 코즈마케팅은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기부신청을 하고 계좌이체를 하는 방식을 따른다. 아니면 아예 상품 가격에 기부금을 포함시켜 상품을 사달라고 노골적으로 어필한다. 왠지 귀찮기도 하고 기분이 좋질 않다. 기부금을 소비자에게 전가 시키는 모양새다.

그러나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은 접근을 달리했다. 기부를 소비자 선택에 맡긴 것이다. 이를 위해 바코드를 2개 사용했다. 하나는 가격을 표시한 바코드, 하나는 기부금을 낼 때 쓰는 물방울 모양의 바코드 이다. 소비자는 기부를 하고 싶으면 물방울 바코드가 붙은 채로 계산을 하면 된다. 그러면 상품 가격에 100원이 더 계산된다. 그리고 소비자에게만 부담시킨다는 불신을 없애기 위해 CJ에서 100원 그리고 보광훼미리마트에서 100원이 적립된다.

한마디로 소비자가 기부를 하면 제조업체와 판매업체에서 똑같이 기부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만약 기부를 원하지 않으면 물방울 모양의 바코드를 떼어내면 된다. 심플하다. 그리고 손해 보는 것 같지 않다. 내가 기부하는 것만큼 기쁨은 세배가 되는 것이다. 물병도 아름답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더욱 아름다운 캠페인이었다.

2013년 1월 CJ와 보광훼미리마트는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을 통해 모은 1억 3,200만원을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에 전달했다고 한다. 깨끗한 식수 162만 리터를 만들 수 있는 돈이라고 하니 평소에 미네워터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뿌듯함을 안겨주었던 캠페인이었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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