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직업은 무엇일까?"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은 타인들의 존경을 받을 만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 왔지만 변하지 않는 진리는 사람의 목숨은 소중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행동은 무엇일까? 아마도 "자살"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부 종교에서는 자살을 범죄로 취급하기도 한다. 작년 한 해 동안 국제광고제에서 29개의 상을 받은 한 보험회사의 캠페인은 "자살"이라는 화두를 이슈화했다. 보험회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험을 가입시키게 목적이다. 수익구조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험이란 존재를 늘 못 마땅해 왔다. 어떻게 하면 보상금을 적게 줄지 고민하는 회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것을 불식시키기 위해 삼성생명에서는 "보험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자. 특히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버리려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자.” 이렇게 시작한 아이디어는 “생명의 다리”라는 캠페인을 만들어 내었다.

현실은 우울했다. "OECD국가 중 자살율 8년 연속 1위" 그중 2003년~2011년 까지 한강다리 투신 1,090명, 그중 투신자수 1위 마포대교. 이 캠페인은 여기서부터 시작했다. 생명을 지키는 다리를 만들게 된 것이다. 아이디어는 항상 작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그들은 물리적 방법을 쓰지 않았다. 단지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려고 했다. 이것이 아이디어의 시작이었다.

이 다리는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이용해 제작 되었다. 보행자가 걸을 때마다 삶의 용기를 북돋우는 문구나 사진, 그림 등의 메시지가 환한 조명과 함께 점등된다. 한마디로 "말을 거는 생명의 다리"의 탄생이다. 생명의 다리 오픈 이후 자살율이 급격히 줄었으며, 그 숫자도 매년 줄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는 마포대교에 이어 한강대교에도 생명의 다리를 조성했고, 이제는 단순히 자살을 막는 다리에서 현대인들의 힐링을 돕는 다리로 거듭나고 있다.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 속에 허덕이던 대한민국에 말을 거는 생명의 다리는 아이디어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세 번째는 지역 클러스터의 구축이다. 한마디로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활동 들이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CSV 활동이 시작된다. 돈을 많이 쓸 필요가 없다. 단지 사람들의 불편함을 개선해 주고 그들이 원하는 작은 것을 만들어 주면서 자잘한 감동을 선사하면 충분하다. 끊임없는 관찰을 통한 인사이트와 정서적 공감을 바탕으로 한 작은 아이디어가 힘을 발휘한다. 

파리 외곽의 한적한 거리, 사람들은 늘 하던 대로 생활하고 있다. 낡은 벽면에 기대어 한없이 친구를 기다리는 사람, 무거운 짐을 힘들게 계단으로 들고 올라가는 사람들,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밥을 먹는 사람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이들에게 좀 더 스마트 하고 윤택한 삶을 제공해 줄 수는 없을까?

세계적인 IT 기업 IBM의 "People For Smarter Cities Project"는 일상의 사소한 문제로부터 시작되었다. 전 세계 도시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시민들의 삶을 스마트하고 윤택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혁신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한다. 그들은 도시 거주 환경과 시민들의 삶을 스마트하게 바꾸기 위해 이색적인 옥외 광고물을 설치했다.

우선 도시민의 일상생활을 관찰하고 파악했다. 계단에서 무거운 짐을 편리하게 옮길 수 있는 경사로, 길거리에서 잠시 앉을 수 있는 의자,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할 수 있는 장소 등 사소 하지만 꼭 필요한 구조물을 설치한 것이다. 심플함과 수려함을 겸비한 구조물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도시의 거리를 완전히 바꿔 놓았던 것이다. 작은 것부터 우리의 삶을 스마트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아이디어다. 2013년 칸은 아웃도어부문에서 최고의 상인 그랑프리를 선사했다.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본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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