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박종하 칼럼니스트]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유명한 첫 문장이다. 

이반 크람스코이 작 <낯선 여인의 초상>(1883)

행복한 가정의 사람들은 모두 건강하고 화목하며 돈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으면서 살아간다. 어떤 한가지가 최고는 아니더라도 모든 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조건을 갖추며 살아간다. 하지만, 불행하고 어려움을 겪는 집의 사람들은 돈 때문에 또는 건강 때문에 또는 가정불화 등의 다양한 이유로 불행하다. 불행을 만드는 요소가 적어도 하나 이상은 존재한다.

이것을 사람들은 성공에 빗대어 설명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실패한 이유는 제각기 다르다"고 말이다. 아주 특별하게 탁월한 무엇인가를 갖고 있어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의 원인을 먼저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은 넓은 확장성을 갖는다. 가령, 건강에 대하여 적용해보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특별하게 몸에 좋은 음식이나 영양제를 많이 먹거나 또는 유별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는 건강을 해치는 여러 요소들을 먼저 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인간관계를 잘 맺는 것에도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을 적용할 수 있고, 마케팅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다양한 상황에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을 적용해보자.

<사진=pixabay>

사실,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은 인간의 빅히스토리(big history)를 다룬 유명한 베스트셀러 ‘총.균.쇠’에서 볼 수 있다. ‘총.균.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인간이 많은 야생동물 중에 어떤 동물은 가축으로 만들었고, 어떤 동물은 가축으로 만들지 못했는가를 설명하며 톨스토이 소설의 첫 문장을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라고 부르며 인용하여 설명한다.

가축이 된 동물들은 소, 돼지, 양, 염소 등이다. 먼저 가축이 되기 위해서는 포악한 야생동물이면 곤란하다. 성장이 빠르고 번식력이 좋아야 한다. 인간을 잘 따르고 먹이를 너무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을 두루 만족시킨 동물들이 가축화된 것이다. 이런 몇 가지 이유 중에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가축화되지 못했다. 그래서,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은 모두 엇비슷하고 가축화할 수 없는 동물은 가축화할 수 없는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이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설명이다.

생물학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인간의 역사를 다룬 책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동물을 가축화한 과정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톨스토이의 소설을 인용하고 있다. 전혀 다른 분야의 내용을 자신의 문제해결에 적용시킨 것이다. 이런 창의적인 시도가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인상적으로 어필을 했고 ‘총.균.세’라는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것이다.

<사진=pixabay>

여기에서 우리는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의 또 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지금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위해 다른 영역에 존재하고 있는 것을 끌어들여 보라는 것이다. 새롭고 신선한 것을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법칙이 있다면, 그것은 서로 다른 영역의 것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 또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활동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다른 영역에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가져와보자. 그것이 효과적으로 잘 연결되었을 때, 창의성이 발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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