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뭐? 사업을 한다고?”

내가 처음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걱정스럽게 물어보셨다. 6년 4개월 동안 장기복무를 마치고 전역해서 1년 남짓한 사회경험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으니 당연하다. 나는 부모님의 걱정에 부응하듯 세 번의 사업에 실패했다. 당시 세 명의 아이를 키우던 나는 어쩔 수 없이 직장생활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이니 가족의 생활고부터 해결하는 게 급했다.

회사에서 경리업무를 하며 책정된 연봉은 1,800만 원이었다. 세 아이의 아빠인 나에게는 가혹한 연봉이었지만, 나에게 일자리를 준다는 것 자체가 고마웠다. 세 번의 실패를 겪고 나니 시각이 바뀐 것이다. 일할 수 있고 매달 일정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회사에 감사했다. 사무실이 지저분하면 자발적으로 청소했고 내 업무가 아니더라도 다른 부서의 일을 도와주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본 상급자들은 대표에게 내 연봉 인상을 건의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나는 연봉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서 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며 내공을 갈고 닦았다.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에도 앞장섰다. 영어도 못하면서 영문 문서를 만들고 수출입 업무까지 도맡았다. 심지어 전봇대 위에 제품을 설치하는 일도 도왔다.

내가 대표라는 마음으로 회사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들여다보면서 지원금을 유치했다. 열심히 일하는 사이, 나의 연봉은 3년여 만에 5,400만 원이 되었다. 관리팀장이 되어 법인카드와 회사에서 지원받는 비용을 따져보면 7,000만 원이 넘는 연봉이었으니 중소기업 직장인으로서는 나쁘지 않는 조건이 된 것이다. 나는 이때까지도 연봉을 인상해 달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내가 깨닫게 된 것은, 연봉은 당사자의 주장만으로 인상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직원은 항상 많은 연봉을 받고 싶어 하고, 대표자는 되도록 적게 주고 싶어 한다. 그게 이치다. 그래서 그런 기본적인 심리를 넘어설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대표자의 마음이 확 움직이게 된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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