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2012년 어느 가을날, 예정일이 지나도 생리를 하지 않기에 혹시나 하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셋째를 임신한 것이었다. 더이상 욕심내지 않고 아들 둘만 잘 키우려고 했던 가족계획은 송두리째 수정되었다. 

‘내가 딸이 없어서 딸을 주시려고 하나보다.’
특별히 딸을 바란 건 아니었는데, 막상 임신을 하니 은근히 딸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결혼하고 줄곧 임신, 출산, 모유수유를 쉴 새 없이 반복했고, 둘째의 경우는 어린이집도 보내지 않고 키울 때라 가끔은 임신을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정말 가끔이었고, 의도치 않게 주어진 셋째라는 선물에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2010년 처음 내 집을 마련한 후, 계속 공부하며 부동산 투자에 박차를 가하면서 2012년까지 충난 아산, 경북 칠곡 등의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투자는 잠시 쉬기로 했다. 아들 둘을 키우는 와중에 임신을 했는데 ‘부동산’까지 신경쓰면서 태아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경제 기사도 보지 않았다. 돈에 관련된 기사를 보면 생각이 많아지고, 무언가를 분석하고 더 공부하고 또 움직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삶에 ‘의도적 멈춤’이 시작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하루도 안 빼고 ‘돈, 돈, 돈’ 하며 살았던 나였다. 대전의 전세가격이 폭등했던 2010년 처음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다. 그 아파트가 1년 만에 2천만원이 오르는 것을 보고 매년 투자용 집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종잣돈이 1~2천만원이면 가능한 지방의 소형아파트 위주로 말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지를 늘 고민했다. 셋째를 임신하고 잠시 돈에 대한 고민을 멈추기로 했지만, 세 아이의 엄마가 될 생각을 하니 경제 문제에 대해 아예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태아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고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아, 돈을 더 버는 일보다는 아껴서 저축을 더 하는 방법을 택해야겠다.’
투자는 늘 리스크를 감당해야한다.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 공부해야 하고, 아무리 많이 알고 확신이 들어도 어느 정도의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 한다. 100% 긍정과 확신을 가지면, 오히려 장밋빛 미래만 보이는 색안경을 쓴 채 리스크를 보지 못해 위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절약은 다르다. 절약에 무슨 리스크가 있고 공포가 있는가? 투자는 이익을 볼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절약은 손해를 볼 일이 없다. 임산부 입장에서 더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것이다. 투자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절약은 마음 편하게 열심히 할 수 있다. 답은 절약이었다. 사실 절약이야 결혼 초부터 늘상 해온 것이니 딱히 새로 시작할 것도 없었지만, 경제를 공부해 부동산에 투자했듯 절약도 공부해 제대로 한번 해보기로 했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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