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멍청하게 죽는 방법을 아시나요?”

호주 맬버른 지하철 공사는 잦은 열차 사고와 고객들의 안전사고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열차사고의 위험성과 그 피해에 대해 아무리 강조를 해도 관심 없어 하는 시민들에게는 무용지물 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역사 내에서 젊은이들의 어처구니없는 부주의와 장난은 치명적인 사고로 연결되었다. 그래서 “귀엽지만 알고 보면 잔인한 공익광고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들이 첫 번째로 주목한건 금기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이었다. “죽음”이란 테마는 재미있는 스토리의 단골손님이다. 그런데 이 “죽음”을 심각하게 표현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이 작품에는 20개의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이 주려고 하는 메시지는 “멍청하게 죽는 20가지의 방법 (Dumb Ways to Die)” 이다. 장면 하나하나는 끔찍하리 만큼 잔인하게 보이지만 귀여운 캐릭터의 깜찍한 율동이 중화 작용을 한다. 그리고 반복되는 후렴구는 경쾌하면서도 흥에 겨워 따라 부르게 한다. 

이 캠페인의 힘은 여기에 있다. “죽음”이라는 금기의 테마로 스토리를 만들었고, 경쾌한 음악과 귀여운 캐릭터들의 율동을 통해 재미있게 포장 했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영상으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 옥외광고, 포스터, 프린터, 심지어 디지털 플랫폼에 어플리케이션 게임까지 통합적으로 진행되었다. 

3분짜리 뮤직비디오 영상은 런칭 일주일 만에 천만 뷰가 넘어가면서 수많은 패러디 영상을 생성하였다. 멜버른 역사에는 포스터로 전시되었고, 노래 가사는 라디오에 방송되면서 칸 라디오 부문에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노래 역시 싱글앨범으로 28개국 iTunes 차트에 순위권을 차지했고, 어플리케이션 게임은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회자되며 지하철 역사에서의 부주의가 얼마나 위험한지 경각심을 심어주는 데 일조를 했다.

스토리텔링의 “멀티플랫포밍(Multiplatforming)" 현상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결국 스토리 자체도 중요하지만, 텔링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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